가상자산 시장 상승장의 이면…김치프리미엄 주의보

입력 2023-11-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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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비트코인 현물 ETF 기대감으로 투자 심리 회복
국내 가상자산 관심 늘어나며 김치프리미엄도 고개 들어
글로벌 대비 높은 가격…가상자산 하락 시 손실 심화

▲비트코인 모형들이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반기부터 시작한 가상자산 시장 미니 불장에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하며 국내 시장 취약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김치프리미엄 형성 시 가격이 하락할 경우 국내 투자자 손실이 더 커져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30일 바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490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날 업비트에서는 5000만 원선에서 거래되며 약 3%에서 4% 차이의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했다. 김치프리미엄이란

한국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이 글로벌 가격 대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된 가상자산은 대부분이 김치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김치프리미엄이 높게 붙은 가상자산은 최대 20%까지 글로벌 가격과 시세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힘입어 가상자산 투자 시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 비트코인이 5000만 원 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이에 한 동안 위축됐던 가상자산 시장 투자 심리가 들끓으며 김치프리미엄도 형성됐다.

2017~2018년 당시 김치프리미엄은 50%까지 치솟다가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김치프리미엄 폭락과 함께 투자자 손실도 더 크게 발생했다.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시장에 가상자산 공급이 투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는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에 따라 법인과 외국인 투자자 거래 지원을 중단했다. 자금 세탁에 대한 우려였지만, 현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만이 공급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내 수요를 뒷받침하기 쉽지 않다.

한국은행은 2018년 ‘암호자산 시장에서 국내외 가격차 발생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수요가 증가했을 때 해외에서 공급이 탄력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던 것도 국내외 가격차를 확대·지속시킨 원인”이라며 “금융기관 등 전문 시장참가자가 없어 대량공급이 어렵고 개인은 송금한도, 해외 거래소 가입제약 등으로 공급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객 확대 전략 측면에서도 외국인 투자와 법인 투자는 효과적이다. 고객 폭 확대해 늘어난 유동성을 바탕으로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일단 외국인 투자자가 들어오면 시장이 커지고 유동성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법인 투자 더 나아가 기관(금융사) 투자가 가능해질 경우 유동성은 물론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등 무형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인과 외국인 투자 허용 전에 외국환 리스크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치프리미엄을 이용해 외국인이나 법인 투자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하고 국내 거래소에서 파는 일종의 환치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를 살리기 위한 명분으로만 자금세탁 리스크를 지고 법인이나 외국인 투자 허용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사회적 합의가 많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 같은 사안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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