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그림자 금융’ 중즈그룹 조사 착수

입력 2023-11-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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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경찰 “용의자 여럿 형사 강제 조치”
헝다 쉬자인 회장 조사 때와 유사

▲중국 텐진에서 비구이위안(영문명 컨트리가든)의 주거용 건물 건설 현장의 모습이 보인다. 텐진(중국)/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촉발한 그림자 금융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개입에 나섰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이징 경찰은 성명을 통해 “중즈그룹의 자금관리 사업에 대한 수사를 최근 개시했다”며 “용의자 여러 명에 대해 형사 강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강제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혐의로 수사에 들어갔는지는 알리지 않았다. 다만 과거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그룹 쉬자인 회장을 수사했을 때와 유사해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당시 자산 해외 유출 혐의로 쉬 회장을 조사한 경찰은 이후 그의 아들까지 연행하며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그 결과 쉬 회장의 저택 등이 채권단에 압류됐고 그가 보유한 자산 98%가 증발했다.

차이나비전캐피털의 쑨젠보 창업자는 “부실자산은 통상 70% 할인된 가격에 매각되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게 한다”며 “중즈 자산도 정부가 개입해 공개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처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즈그룹이 포함된 그림자 금융은 당국의 엄격한 규제에서 벗어난 비은행 금융기관을 일컫는 말로, 중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림자 금융 문제는 비구이위안이 디폴트 위기에 처했던 당시 유동성 문제가 금융권으로 확대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비구이위안 사태 직후 유동성 위기가 중룽국제신탁과 대주주 중즈로 번지면서 이들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런 가운데 중즈는 이번 주 투자자 서한에서 “364억 달러(약 48조 원)가 부족한 심각한 부실 상태”라고 통보했다. 중즈는 “개인 자산관리 부문은 유동성이 고갈됐고 자산 처분을 통한 회수 가능 금액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중즈 사태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부유한 개인들일 가능성이 크다”며 “중즈의 재정적인 어려움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어려움을 가중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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