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패션템 롱부츠·레깅스 때문에 이 질환 주의 [e건강~쏙]

입력 2023-1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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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추워진 날씨, 겨울철 하지정맥류 조심해야
실내외 온도 차 클수록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 커져
발목 움직임 편한 신발·다리 자주 움직이는 습관 예방에 도움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 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사진제공=고려대 안암병원)

직장인 A(29·여) 씨는 겨울을 맞아 롱부츠와 보온성을 높여줄 기모레깅스를 구입했다. 추운 겨울철 체온을 유지해 주고 스타일링에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자주 신고 착용했다. 그런데 A 씨는 최근 종아리 부위에 혈관이 보이고 통증이 심해졌다. 자세히 살펴보니 혈관이 울퉁불퉁 불거져 병원을 찾았고, 하지정맥류를 진단받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혈관질환이다. 다리 정맥에는 60여 개의 판막이 있다. 판막은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다시 심장 쪽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의 역류를 막지 못해 피가 몰리게 되고 혈관 팽창을 유발해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종아리 부위 혈관이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듯 울퉁불퉁 불거지게 되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붓거나 쥐가 나며 쉽게 피로해지게 된다.

전흥만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피부 색소침착, 피부염, 혈관염, 출혈 등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피부궤양까지 유발한다”면서 “소화불량과 변비를 유발할 수 있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 대사까지 방해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악화시킬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하지정맥류 진료인원은 최근 5년(2018년~2022년)간 꾸준히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국내 하지정맥류 진료인원(입원·외래)은 2018년 26만2384명에서 2019년 31만3681명, 2020년 32만1149명, 2021년 37만7895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39만7699명으로 5년 새 약 13만5000명의 환자가 증가했다.

특히 하지정맥류는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지난해 하지정맥류 진료인원 39만7699명 중 여성이 27만8061명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고, 남성 11만9638명보다 약 2.3배 많았다. 하지정맥류 진료비(요양급여비용총액)의 경우 지난해 기준 총 680억 원이었고, 여성 진료비가 약 427억 원, 남성이 253억 원이었다.

따라서 겨울철엔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온과 패션을 위해 착용하는 레깅스나 부츠는 다리를 압박해 혈액과 체액의 흐름이 방해받게 돼 하지 건강에 좋지 않다.

또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온열기구를 강하게 사용할 경우 실내외 온도 차가 커져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탄력이 낮아져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다리 근력이 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흥만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적당한 운동과 휴식, 압박스타킹 착용 등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역류로 기능을 상실한 대복재 정맥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환자의 혈관상태에 따라 고위결찰 및 발거술, 국소혈관절제술, 레이저수술, 혈관경화요법 등 다양한 방법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치료법의 발달로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전흥만 교수는 “하지정맥류가 간단한 수술로 완치되는 질병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정맥혈전증까지 유발하기도 한다”면서 “나이가 들고 오래 서 있는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경험하기에 하지정맥류와 이를 유발하는 하지정맥순환부전 증상이 있을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압박, 운동, 약물, 수술 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복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정맥류 예방과 관련 전 교수는 “무릎 부위까지 꽉 조이는 부츠보다 발목 움직임이 편한 신발이 좋으며, 다리를 자주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앉아 있을 때도 다리 꼬는 자세를 삼가고 잠들기 전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 올리듯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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