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문턱·수익성 답보 '이중고'…VASP 창업자 '非거래소'로 피신 [가상자산 법률공백]

입력 2023-11-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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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인증 인증 업체 20곳 중 3곳만이 거래소 사업자
거래소 사업자 유행하던 과거와 달라…규제 장벽 한계
인건비 지출 규모도 비거래소 사업자와 비교 안 돼

가상자산 시장이 법률의 공백에 따른 금융당국의 자의적인 조치에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폐업이 늘어남과 동시에 새롭게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준비하는 업체 대부분이 비거래소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현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예비인증을 발급받은 업체는 총 20곳으로 이 중 13곳이 거래소 사업이 아닌 다른 범위로 인증받았다. 앞서 VASP는 총 35개로 그중 가상자산 거래소는 26개, 지갑·보관업자는 9개다. 최근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가상자산 거래소 캐셔레스트와 코인빗을 제외하더라도 VASP 대다수가 거래소 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예비인증을 받은 업체는 △인피닛블록 △한빗코코리아 △하이블럭스 △토마토체인 △하루인베스트 △오션스 △업라이즈 △체인파트너스 △해피블록 △웨이브릿지 △람다256 △DSRV랩스 △뉴링크 △더문랩스 △페어스퀘어랩 △뱅코 △인피니티익스체인지코리아 △블록세이프 △페이프로토콜AG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 등이다.

예비인증을 받은 곳 중 기존 VASP를 제외하면 거래소 사업 기피 현상은 더욱 뚜렷해진다. 원화 거래 서비스를 위해 예비인증을 새로 받은 △한빗코 △캐셔레스트 △프로비트 △보라비트 등을 제외하면 3곳만이 새로 거래소 사업을 준비 중인 셈이다. 이외에 △체인파트너스 △인피니티익스체인지코리아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 등이 가상자산 거래소와 판매소라는 이름으로 예비인증을 획득했다.

업계는 VASP 사업 범위 비중이 바뀐 것을 두고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기에 불안정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경우 다른 사업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원화거래가 되지 않으면 매력이 떨어지는 거래소 사업 특성상 지금 진출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현황시스템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최고점을 찍으며 불장이 이어지던 2021년에도 대부분의 코인마켓 거래소는 영업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중소기업현황시스템에 2021년도 사업실적이 올라오지 않은 플라이빗, 프라뱅, 에이프로빗, 큐비트와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닥, BTX, 후오비 코리아, 플렛타익스체인지, 텐엔텐 등을 제외한 14개 거래소는 호황임에도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기록했다.

거래소와 비거래소 사업자의 몸집 차이도 명확히 드러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화 거래소 종사자 수는 평균 275명, 코인마켓 거래소의 경우 26명으로 조사됐다.

또한, 규제에 따른 거래소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고착화도 시장의 확장성을 저해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 수수료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성상 수익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사업자가 예치나 수탁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마진 거래가 불가능한 국내 거래소 특성상 할 수 있는 사업이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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