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차장검사 사건’ 검찰 손에서 끝날까…공수처 이첩요구권 행사 ‘글쎄’

입력 2023-11-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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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공수처 제공)

검찰이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역시 이 사건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사건을 공수처에 통보하고 공수처는 사건 이첩을 요청해야 하지만, 두 기관에서 ‘사건 인지’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는 탓에 사건은 검찰 손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차장검사에 대한 고발 사건을 접수받은 뒤 자료 등을 살펴보는 등 기초적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의혹이다. 이 차장검사가 2020년 12월 엘리시안 강촌에서 가족 등과 모임을 가졌는데 이 자리는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가 만들었고 이 차장검사는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또한 이 차장검사가 딸을 명문 학교로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남의 부탁을 받고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 기록을 대신 조회해줬다는 의혹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대검찰청에 이 차장검사를 고발했고 이달 10일 공수처에 추가 고발했다.

검찰은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전날 이 차장검사 사건과 관련해 용인CC골프장과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를 압수수색했다.

이 차장검사 관련 사건은 검찰 뿐 아니라 공수처 수사 대상이기도 하다. 공수처는 검사와 판사 등 고위공직자를 수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이에 대한 사건 처리 절차도 법으로 정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 24조에 따르면 기타 수사기관들은 범죄 수사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인지하면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 공수처는 검찰로부터 사건인지 통보를 받으면 60일 이내에 수사개시 또는 불개시를 정해야 한다. 공수처의 ‘이첩요구권’이다.

그러나 공수처가 이 차장검사 사건과 관련해 이첩을 요구할지는 미지수다. 공수처 관계자는 “현재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공수처는 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총장 역시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한 만큼 공정하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사건을 통보하고 이첩을 요구하는 기준인 ‘사건 인지’에 대한 공수처법 정의가 모호한 까닭에 두 기관의 사건 통보와 이첩 요구 시점도 엇갈리고 있다. 이번 이 차장검사 사건도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이첩요구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통상적으로 사건 인지는 수사 개시로 풀이되기도 하지만 검찰에서 보는 인지에 대한 개념은 더욱 엄격하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6000만 원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실시하는 시점까지도 사건을 공수처에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았다. 검찰에서 인지는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기소하기 직전이 인지의 범위이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정치권 일각에서 ‘이첩요구권을 남용해 불리한 수사를 덮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절제된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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