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우크라이나 EU 가입 추진에 딴지…“몇 광년 걸릴 것”

입력 2023-11-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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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가 가입 협상 개시 권고했지만
친러 성향의 오르반 총리가 반대
“내달 열리는 회의서 저항할 것”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도 저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달 26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브뤼셀/로이터연합뉴스

헝가리가 유럽연합(EU) 가입을 희망하는 우크라이나에 찬물을 끼얹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기까지 몇 광년은 걸릴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가입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EU의) 잘못된 약속을 정정하는 게 우리의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2월 중순에 열리는 협상 관련 회담에서 저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EU 집행위원회(EC)는 보고서를 내고 이사회에 우크라이나와 회원국 협상을 개시할 것을 권고했다. EC는 성명에서 “EU의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유럽 국가는 회원국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며 “EU에 가입하려면 일련의 정치와 경제적 기준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집행위가 제시한 7가지 기준 가운데 4가지를 충족했다. 나머지 조건도 거의 완료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연설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EC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개시를 권고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남은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하면 협상이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EU 가입을 위해선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데, 헝가리가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EU 정상 중 유일한 친러 성향인 오르반 총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반대했다.

전문가들은 헝가리가 법치주의와 인권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EU로부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받지 못한 것을 반대의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기금을 받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협상 볼모로 세웠다는 것이다.

오르반 총리는 EU 가입을 반대하는 것과 더불어 4년간 500억 유로(약 71조 원)를 지원한다는 EU의 계획도 차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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