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해 출국하려다 붙잡힌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2심에서도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리고차 고등법원은 16일(현지시각) 공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 모 씨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재판부는 “1심 법원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고 완전하게 판단했으며 몬테네그로 형법을 올바르게 적용했다”며 “검찰과 변호인의 항소는 근거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한 씨와 함께 3월 23일 포드리고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돼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수하물에서는 벨기에 위조 여권과 신분증도 함께 발견됐다.
권 대표 등은 위조 여권인 줄 몰랐으며 여권을 구해준 싱가포르에 있는 에이전시에 속았다고 해명했으나 6월 19일 1심 법원은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별도의 법적 절차를 통해 권 대표 등에 대한 범죄인 인도 건을 심리 중이다. 이 결과에 따라 권 대표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로 송환될지가 결정된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다.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 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권 대표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UAE를 거쳐 세르비아에 머문 권 대표는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해 세르비아 인접국인 몬테네그로로 넘어와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체포됐다.
권 대표는 현재 한 씨와 함께 포드고리차에서 북서쪽으로 12㎞ 정도 떨어진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