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준 대표 “화물 운송이 필요할 때 ‘센디’하세요” [탐방기UP]

입력 2023-11-19 09:55수정 2023-11-2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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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ㆍ기업 화물 운송 시 앱·웹 통해 간편하게 이용
수기ㆍ전화ㆍ엑셀 의존한 운송ㆍ배차 업무를 앱ㆍ웹으로 간편화
소상공인ㆍ개인 외 아성다이소ㆍCJ제일제당 등 150여 기업 고객 둬

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은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염상준 센디 대표. (사진제공=센디)

화물 운송 산업은 37조 원에 달하는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큰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객의 경험 개선 역시 정체돼 있다. 여타 다른 산업에 비해 투자가 부족하고 디지털화가 느린 탓이다. 이러한 화물 운송 시장에서 정교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운송 주체와 이용 주체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운송 시장에서 ‘유니콘’을 꿈꾸는 센디가 그 주인공이다.

19일 염상준 센디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센디가 꿈꾸는 미래를 이같이 소개했다. 염 대표는 “인터넷 혁명의 시기는 놓쳤지만, 모바일 혁명의 시기는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모바일 기술 기반의 창업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다만, 어린 시절 몇 번의 사업 경험으로 잘 알지 못하는 분야는 그만큼 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해 내가 가장 경험이 있으면서 문제 해결을 모바일로 잘 풀어낼 수 있는 창업 업종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그 시작이 바로 이사 사업이었다. 이사 플랫폼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보유한 기술이나 시장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화물 운송 시장이 더 가깝다고 판단해 피벗하게 됐고 지금의 센디가 탄생했다.

센디는 2013년 부산에서 설립된 인공지능(AI) 화물 운송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다마스, 라보와 같은 소형 화물차부터 25톤 대형화물차까지 화물 운송이 필요할 때 개인이나 기업이 주소, 운송날짜, 시간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적합한 차주를 소개하고 견적을 제시, 연결해준다. 현재 서울, 경기를 비롯한 전국 단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디 모바일 이미지. (사진제공=센디)

기존 화물 운송시장의 다단계 주선 구조에서 비롯되는 화주의 운송료 부담, 차주의 수수료 상승 등의 문제를 플랫폼을 통한 화주, 차주 직접 매칭으로 해소하고, 기존 종이 문서, 엑셀 위주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던 정산업무를 디지털화해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또 선불 요금제와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결제 업무의 편의성도 증대했다. 2020년에는 이러한 화물 다단계 구조를 혁신하려는 시도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에서 지정하는 국토교통형 예비사회적기업(창의혁신형)에도 지정됐다.

주요 고객으로는 다수의 소상공인과 개인 그리고 아성다이소, 그린랩스, 수퍼빈, 세방익스프레스, CJ제일제당, 윙잇 등 150여 곳의 기업이 있다. 2016년 시드 투자 11억 원을 시작으로 2022년 롯데벤처스 외 시리즈 A 브리지 67억 원, 2023년 시리즈 B 70억 원 등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액은 약 185억 원이다.

센디의 미션은 전 세계의 모든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물류비 절감이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염 대표는 “1차 타깃은 화물 운송 시장으로, 이 시장에서 화주와 차주가 지급하는 운송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극적으로 낮춰주는 것이 1차 목표”라며 “화주의 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그대로 원가 절감이나 시장 경쟁력의 강화로 이어지고, 차주의 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같은 시간 일을 하더라도 투입 대비 더 많은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센디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52%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타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코로나 초기 자금 흐름 약화 기간은 고비로 다가왔다. 그는 “10개월 정도 회사에 돈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급여와 정산 문제를 매달 해결해야 했었는데, 살면서 이때처럼 욕과 악플을 많이 받은 적도 없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임직원들이 이탈 없이 잘 견뎌줬고 투자자도 계속 지지해줘서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센디 대시보드 이미지. (사진제공=센디)

외형 성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수익성의 확보다. 염 대표는 “고객의 비용 절감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면서 내부의 운영 비용이 증가하지 않을 때 지속적인 스케일업이 가능하다. 올해 초까지 그 모든 과정을 다양하게 테스트하는 시간을 거쳐 작년보다 매출이 올랐고, 인원은 많아졌지만 적자는 더 줄일 수 있었다”면서 “화주의 가격을 올리고 기사의 배차 단가를 낮추는 단순한 방법보다는 네트워크가 커지고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차주의 만족도를 떨어뜨리지 않고도 수익을 확보할 방법을 추구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이미 충분히 가능하다는 데이터도 갖고 있다. 내년에 숫자로 이 부분을 증명할 수 있다면 이 시장을 혁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센디는 화물 운송 시장에서 풀어야 할 다양한 문제들이 있으며 이를 통해 ‘유니콘’이 되기에 충분한 시장으로 분석한다. 특히 센디가 해결하고 있는 예측 가능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물류 솔루션은 해외에서 더 큰 니즈가 있다고 파악한다.

염 대표는 “센디는 센드 에브리씽(Send Everything)의 약자로, 물건 또는 사람을 보내는 수요가 있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강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의 글로벌 물류 솔루션 기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목표는 한국에서 운송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운송이 필요할 때 센디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운송 디지털화가 필요한 산업이나 신규 시장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데이터 머신러닝을 통해 가격예측 시스템의 정확성을 높여 현재의 배차시스템을 더 정교화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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