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 32년 만에 최고…대선 결선 앞두고 유권자 고심

입력 2023-11-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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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물가상승률 142.7%…대선 후보 접전 지속

▲하비에르 밀레이(왼쪽) 대선 후보와 세르히오 마사 대선 후보가 1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살인적인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달 아르헨티나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142.7%를 기록했다. 연간 상승률로는 1991년 8월(144.4%)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의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9개월 연속 100%를 웃돌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10월 한 달간 물가상승률은 8.3%를 기록했다. 9월 월간 물가상승률인 12.7%보다는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극심한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통신비(12.5%), 의류 및 신발(11%), 주택 유지 및 보수(10.7%), 알코올음료 및 담배(9.8%), 문화·여가활동(9.3%), 호텔 및 식당(8.8%) 등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문제는 이러한 고물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대선 결선 투표 이후에는 각종 공공서비스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와 내년도 아르헨티나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각각 200%, 3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일 대선 결선 투표가 예정돼 있다. 여당의 세르히오 마사 후보와 야당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집권 여당의 마사 후보는 공격적 달러 비축을 통한 외환 위기 경감, 외채 협상 재조정,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빈곤층 감소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현 정권의 경제 장관인 만큼 현재의 경제 위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그는 “장관직을 수행한 것은 불과 몇 개월 뿐”이라며 현 정부와 살짝 거리를 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 후보는 ‘극우 괴짜 열풍’을 일으켰지만, 현실성 없는 과격한 공약을 내세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전기톱을 들고 집회에 참석해 공공 지출 15% 삭감을 약속하는가 하면, 아르헨티나 페소화 폐기 및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허용 등 급진적인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CB컨설토라가 이달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밀레이 후보의 지지율이 46.3%로 마사 후보(43.1%)를 소폭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론조사 발표가 제각각인 데다가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어느 후보가 승리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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