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완성차 ‘숨고르기’ 중인데…속도 내는 현대차

입력 2023-11-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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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美 법인 생산량 감축, 일부 인력 휴직 조치해
LG에너지솔루션 등 기타 글로벌 기업도 상황 비슷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투자 계획 연기·축소 이어져
반면 현대차, 인건비↑·신공장 건설 등 전동화 가속

▲사진은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사진제공=SK온)

국내외 배터리 기업, 완성차 기업이 수요가 둔화한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전동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임금 인상,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등으로 전동화 투자를 늘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전기차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미국 조지아주에서 운영 중인 공장의 배터리 생산을 축소하고 일부 직원은 휴직 조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달 SK온은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의 켄터키 2공장 가동 시점을 기존 2026년보다 연기하기로 했다. 포드가 120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의 전기차 투자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히며 생산 시기가 미뤄졌다.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으로 속도를 내던 SK온의 미국 현지화 전략이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SK온 측은 미국 현지 상황에 대해 “최근 전기차 업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감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배터리, 완성차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으로 건설 중인 테네시주 2공장의 가동 시점을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연기했다. 또한 지난 11일에는 미국 포드,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합작해 튀르키에에 배터리 공장을 지으려던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당시 3사는 관련 업무협약(MOU)을 철회한다고 발표하며 “현재 전기차 전환 속도를 고려할 때 튀르키예에 건설 예정이던 배터리셀 생산시설 투자를 지속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3일 울산 전기차 전용 신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처럼 여러 글로벌 기업이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려지며 전동화 속도를 늦추고 있지만 현대차는 전동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먼저 현대차 미국법인은 13일(현지시간) 앨라배마 공장 등의 생산직 임금을 내년에 14% 높이는 등 2028년까지 2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전미자동차노조(UAW)가 GM, 포드, 스텔란티스와 ‘4년 간 25%’ 임금 인상에 합의한 것과 같은 인상 폭이다. 이 결정에 따라 향후 조지아주에 들어설 전기차(EV)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GMGA)’의 생산직도 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건비 증가를 감수하고서라도 자사 근로자의 UAW 가입을 막고 제조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기조다.

또한 현대차는 13일 울산공장에 EV 전용 신공장을 지으며 생산 역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EV 신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기차 투자 확대를 두고 “기존에 해왔던 투자”라며 “큰 틀에서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운영의 묘를 살려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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