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담그기 번거롭다”…배춧값 내려도 포장김치 불티

입력 2023-11-13 18:19수정 2023-11-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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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그래픽팀)

고물가에 따른 김장 재료 준비 부담과 시간적 한계로 인해 포장김치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절인 배추부터 김칫속까지 김장 과정 자체가 번거로워 아예 김장을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족’ 증가로 인해 포장김치 제조사와 판매채널은 조용히 웃음짓고 있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김장철 채소류 소비 실태조사 ’ 결과, 올해 구매 의향이 있는 김장용 배추는 19.9포기(4인 가족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21.8포기보다 1.9포기가량 줄어든 수치로,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 사람이 점차 줄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간편한 포장김치 수요는 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의 ‘김치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가구의 김치 조달 방법 중 포장김치 구입 비중은 2017년 10.5%에서 2020년 31.3%로 매년 증가세다. 포장김치 구매 소비자가 느는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물가가 치솟는데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1~2인 가구의 증가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만 해도 일명 ‘금배추’로 불릴 정도로 급격하게 오른 배춧값도 김장이 부담스러운 원인이 됐다. 그나마 이달 들어 정부의 계속된 물가 잡기 노력으로 배춧값은 다소 진정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물가정보에 따르면, 김장비용(배추 20포기 기준)은 6일 기준 21만8425원으로 1년 전보다 9.4% 하락했고, 배추의 소매가격도 이달 들어 작년 대비 13.8% 내려갔다.

정부가 비축 물량을 시중에 풀어 공급을 늘린 영향이 컸다. 하지만 김치 속재료인 고춧가루(0.8%), 대파(13.9%), 생강(9.9%), 배(11.5%), 소금(14.6%) 등 부재료 가격은 올라, 여전히 소비자 스스로 김장을 준비하는 것은 버겁다.

이로 인해 가정 내 김장 수요는 포장김치로 전환되고 있다. 포장김치 대표 브랜드인 대상 ‘종가’의 올해 1~10월 김치 품목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호텔업계에서 포장김치로 명성이 높은 신세계조선호텔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보다 20% 늘었다.

이커머스에서도 포장김치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G마켓은 1~8일 포기김치와 총각김치, 깍두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15%,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NS몰(NS홈쇼핑 온라인몰)과 롯데홈쇼핑도 1~12일까지 포장김치 품목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3%, 100% 신장했다.

특히 롯데홈쇼핑이 지난달 28일 방송한 롯데호텔 김치 4000세트는 15분 만에 완판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료 구매부터 김장 과정이 번거롭고 비용 부담을 느껴 김장을 꺼리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포장김치 매출이 늘고 있다”면서 “올 겨울 포장김치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몇년간 이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농산물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배추와 소금 등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주요 김장재료 공급을 확대하고,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245억원 규모 할인 지원에 나선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김장재료를 살펴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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