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청년 취업난에 “농촌으로 가라, 나처럼”

입력 2023-11-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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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지방에 끌어들이기 위한 다수 프로그램 마련
도시 취업난·농촌 일손 부족 동시 해결 꾀했지만
청년들, 버티거나 짧게 농촌 머문 뒤 도시로 복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였던 10대 청소년기를 농촌에서 보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그는 그곳에서 농사를 짓거나 움막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시 주석은 더 많은 젊은이가 도시 생활을 버리고 자신의 선례를 따르길 바라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청년실업률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청년들을 지방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농촌에 입성한 청년들은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고, 벽에 페인트칠하며, 농민들에게 공산당의 지도력을 찬양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수십만 명의 청년을 농촌으로 보내 실업률을 낮추는 동시에, 국가 경제 성장에서 소외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보내겠다는 생각은 중국 공산당 역사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당은 마오쩌둥 지도하에 1960년대부터 1760년대까지 1600만 명의 젊은이를 농촌으로 보내 노동을 하도록 했다. 15세였던 시진핑은 베이징의 풍요로운 환경에 있다가 북부 황무지 마을로 보내졌다. 그는 그곳에서 양을 돌보고, 농부들과 함께 밭을 가꾸었다. 향후 시 주석은 그 당시를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던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회상했다.

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이러한 역사가 현대 들어서 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는 시 주석이 작년 12월 연설에서 관계자들에게 더 많은 청년을 지방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면서 가속화했다. 물론 과거와 달리 ‘강제’가 아닌 ‘자원’ 방식을 택했다. 시 주석은 지난 40년간 진행된 이촌 향도 현상이 국가의 식량 공급을 위험에 빠트리고, 서방 국가와의 경쟁에서 중국을 취약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일부 마을의 발전이 늦어지는 것은 오로지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짚었다.

▲중국 충칭시에서 청년 졸업자를 위한 취업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부 청년들은 이러한 국가의 부름에 부응했다. 중국 남부 광저우시 서쪽에 있는 한 마을에서는 최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벽에 마약 퇴치 슬로건을 그려 넣었다. 이 마을은 정부의 재생 계획 대상지였지만 여전히 한산하고, 장사가 안되며, 텅 빈 집 안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이곳에서 페인트칠을 자원했다. 향후 공산당 입당이 쉬워지고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골 마을에서는 당에 협력하는 청년들이 아이들에게 식품 유통기한 읽는 법을 가르쳤다. 한 여성은 풀타임 자원봉사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구상은 더 많은 젊은이를 1~2년이 아닌 장기적으로 농촌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도시의 일자리 부족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시 주석의 기대와 달리 청년층 대부분은 구직난 속에서도 저임금 노동으로 버티거나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해 도시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 프로그램에 참여해 농촌으로 향한 젊은이들도 하루빨리 도시로 돌아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 2021년부터 광둥성 시골에서 공산당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한 청년은 WSJ에 “자원봉사를 통해 경영 방법을 배웠고 시골 특유의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이곳은 화려한 도시와 달리 지루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시 도시로 돌아갈 생각이다.

많은 청년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당장에 어려운 대도시 취업을 유예하기 위함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들이 농촌에서 일한다고 해서 사업·투자 부족과 같은 지방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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