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과 투자로 먹거리 늘린다”…삼성전자, 외연 확장 ‘열중’

입력 2023-11-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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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협업과 투자를 통해 외연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먹거리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새 먹거리를 발굴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진행한 ‘삼성 AI 포럼’에서 삼성 파운드리에 관해 “매우 훌륭하다”며 “20년 간 함께 일했기 때문에 안다”고 말했다.

짐 켈러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 AMD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한 인물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설적인 엔지니어로 불린다. 그는 2021년 텐스토렌트의 기술최고책임자(CTO)로 합류해 올해 CEO에 올랐다.

업계에선 그가 직접 방한해 강연하고, 삼성전자의 사업에 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한 것 등을 두고, 협업 관계가 공고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앞서 6월 미국 산호세에서 진행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도 기조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가 7일 열린 ‘삼성 AI 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삼성전자)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텐스토렌트와 긴밀한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는 7월 텐스토렌트와 AI칩 연구 개발 프로젝트에 공동 착수했고, 8월에는 삼성전자 산하의 벤처캐피털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주도하는 텐스토렌트 투자 유치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텐스토렌트의 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기반 인공지능(AI) 칩렛(Chiplet) 반도체 ‘퀘이사’를 양산하는데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칩렛은 개별적인 칩을 하나로 붙여서 만드는 방식으로, 기존 방식보다 성능과 수율 면에서 좋아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날 짐 켈러는 AI 칩렛 개발에 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내년에는 공급을 올해 대비 2.5배 늘린다는 계획인데, 이에 향후 텐스토렌트와의 협업이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짐 켈러는 “AI 칩렛에 HBM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등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출처=삼성넥스트)

삼성은 이러한 협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 전투적으로 투자하면서 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에서 헬스케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 해외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AI 기반 웰빙 및 체중 관리 솔루션 제조 기업 ‘시그노스(Signos)’에 투자했다. 샤이엔 벤처스와 구글 벤처스가 주도하고 삼성넥스트가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투자했는데, 약 2000만 달러 규모다.

시그노스는 AI를 통해 회원의 식습관을 분석하고, 맞춤형 체중 감량 및 치료 방법 등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시그노스의 비만 및 당뇨 등에 관한 빅데이터 시스템이 미래 ‘웰니스(Wellness)’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9월에는 미국 헬스케어 분야 기업 '아트로포스 헬스(Atropos Health)'에 투자하기도 했다. 아트로포스 헬스는 수억 개의 여러 의료 기록을 수집·분석해 사용자에게 믿을 만한 진단서를 제공하는 AI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초 590억 원을 들여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10.22%를 인수, 이후 추가로 280억 원을 더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업체로, 국내 최초로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인 ‘휴보(HUBO)’를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러한 협업과 투자 외에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서 시장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래 사실상 M&A를 그만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피니언(Infineon Technologies)이나 브로드컴(Broadcom)과 같은 경우 M&A 등 전략으로 크게 성장했다”며 “삼성전자도 이런 M&A나 지분 등을 활용하는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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