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은행권 이자수익 삼성·현대차보다 많아...어떤 혁신 했나"

입력 2023-11-06 13:58수정 2023-11-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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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600개 점포폐쇄, KB국민은행 상반기 60개 점포 폐쇄 언급...상생금융안 진정성 의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pmk8989@)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의 구조는 불합리하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글로벌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을 합친 것보다 은행권의 영업이익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은행권에는 어떤 혁신이 있었냐고 되물었다.

이 원장은 6일 서울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올해 은행의 이자 수익이 아마도 60조 원 수준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영업 이익을 비교해보자면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연 (은행들이) 반도체, 자동차와 비교해 어떤 혁신을 했기에 60조 원의 이자 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그동안 진행해온 '상생금융' 관련 노력에도 진정성에 의문이 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은행 점포폐쇄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 원장은 "2020년 이후 600개 가까운 은행 점포가 사라졌다. 점포가 사라진 지역들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노인이라든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이었다"며 "어려운 시기에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이 제고돼야 한다고 거듭 전달했는데도 불구하고KB국민은행에서만 60개 넘는 점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업으로 비용절감을 위해 그렇게 하는게 전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실무 기업들(삼성, 현대차, LG)에 비해 금융에서 어떤 혁신을 위한 노력들을 했는지 국민적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그간 은행권에서 진행해 온 상생금융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은행이 받고, 충격은 개인이나 소상공인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선 같이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라고 부연했다.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금융권에 대한 '횡재세' 도입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은행들의 비용 절감과 수익 극대화 등이 반영되면서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횡재세 자체로는 헌법적, 경제 효과적, 기업의 영업적 측면에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고금리 장기화로 막대한 이자이익을 낸 은행권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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