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금 ‘차이나 런’ 가속화...선강퉁 이후 최장기간 중국주식 매도세

입력 2023-11-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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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외국인 투자자 매도액 8.3조 달해
3개월 연속 매도세…2016년 12월 이후 최장기간
부동산 침체·소비 위축에 해외 투자자 우려↑
버크셔해서웨이, 비야디 주식 2580만 달러 매각

▲중국 상하이에서 주가지수가 표시돼 있는 건물 전광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상하이(중국)/AP뉴시스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본토 주식 매각 추세가 3개월째 이어지는 등 해외 자금의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488억 위안(약 8조3000억 원)에 달하는 중국 주식을 처분했다. 중국 정부가 주식 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은행주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등 지원을 강화했음에도 10월 한 달 동안 매수세가 유입된 건 3일에 불과했다.

중국 본토 주식은 10월까지 3개월 연속 매도세를 이어 갔다. 이는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이 시행된 2016년 12월 이후 최장기간 매도세다. 8월과 9월의 순매도액은 각각 897억 위안, 375억 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주가 부양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차이나’는 멈추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 국부펀드이자 중국 최대 금융투자회사인 후이진투자공사는 지난달 초 중국은행과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 등 시중은행 4곳 주식 약 6500만 달러(약 882억 원)어치를 매입했다. 이는 중국주식 버블이 터진 2015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었다. 또 후이진은 지난달 초 100억 위안 규모의 ETF를 매입하며 “향후 보유량을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자금의 탈중국 배경에는 중국의 경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중국 투자에 대한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중국 정부는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우선시하기 위해 성장 둔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중국 정부의 초점이 빠른 성장에서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중국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위험 선호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중국 내부에서는 해외 자금 유출을 과소평가하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매체 이코노믹데일리는 9월 개인 투자자들에게 “외국인 투자자들을 따라가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중국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상하이반샤투자관리센터 설립자인 리베이는 해외 투자자들을 시장 변동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목표 없는 파리 떼”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중국 대표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주식 2580만 달러어치를 이날 매각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의 비야디 지분율은 8.05%에서 7.98%로 낮아졌다. 2021년에는 21%까지 높아졌는데 이후 버크셔가 지분을 꾸준히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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