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하겠다며..” 상장사 절반은 테마업종 ‘신사업 공시’ 후 추진 안 했다

입력 2023-10-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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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이 소위 '테마주'로 불리는 이차전지 등 신사업을 추가한 후 실제로 추진한 내역이 전무한 사례가 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허위 신사업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된 종목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31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삭제·수정한 상장사 1047곳에 대해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3년간 증시에서 테마업종으로 떠올랐던 △메타버스 △가상화폐·NFT △이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19 등 주요 7개 테마 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는 총 285개사다.

7개 업종 중에는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한 회사가 각각 125개사, 92개사로 가장 많았다. 메타버스(59개사), 가상화폐·NFT(79개사)는 관련주 급등 시기인 2021년 말에서 2022년 초 사업목적 추가가 집중됐다.

금감원이 이를 토대로 상장사가 올해 6월 말까지 사업을 추진한 현황을 분석한 결과 233개사 중 사업 추진 현황이 존재하는 회사는 104개사로 45%였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129개사(55%)의 경우 추진 내역이 전무했다.

추진 현황이 있는 104개사 중 47개사는 해당 사업과 관련한 매출이 발생 중이지만,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는 경우는 4개사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고, 내부통제 등 문제점이 지속해서 노출된 기업이 많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점검 과정에서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한 것을 노려 최대 주주 관련자가 CB(전환사채)를 전환한 후 주식을 매도하고, 사업 추진은 철회하는 등 부정 거래 혐의 기업도 일부 발견됐다.

금감원은 허위 신사업 추진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된 종목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혐의 적발 시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에 대해 "관련 공시를 통해 회사가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재무·경영 안정성, 내부통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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