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W ‘빅3’ 대상 파업 종료…미국 車가격 120만원씩 오른다

입력 2023-10-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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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잠정 합의로 6주간 파업 마무리 수순
포드 “1대당 900달러 더 받을 것” 공언
소비자에게도 부담 전가될 듯
한국 등 해외업체도 임금 인상 압박 등 영향
값싼 소형차 시장 사라질 것 전망도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에서 30일(현지시간) 미국자동차노조(UAW) 소속 근로자들이 파업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스프링힐(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자동차 제조사 ‘빅3’를 상대로 한 사상 초유의 파업이 사실상 끝났다. 그러나 이번 파업을 끝내기 위한 합의로 근로자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동차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게 됐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드와 스텔란티스에 이어 이날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자동차노조(UAW)와 임금 인상에 잠정 합의하면서 전례 없는 6주간의 공동 파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UAW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임금 정체를 비롯해 근로자들의 고통스러운 양보 끝에 얻어낸 의미 있는 승리”라고 자평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모든 사업장에서 모든 사람이 다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소회를 밝혔다.

GM은 포드, 스텔란티스와 마찬가지로 4년간 25% 수준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다만 같은 수준으로 인상해도 상대적으로 GM이 받는 타격이 크다. 기본임금과 복지혜택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협상을 반복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다만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UAW 표심을 노린 정치권의 압박, 이미 잠정 합의를 끌어낸 포드와 스텔란티스로 인해 GM도 협상을 타결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금 인상으로 미국 자동차 빅3가 감내해야 할 고통은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도 전가된다.

앞서 지난주 빅3 중 가장 먼저 잠정 합의에 성공한 포드는 “인건비 증가분을 고려해 신차 1대당 850달러에서 최대 900달러(약 120만 원)를 더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이번 임금 인상으로 인해 향후 4년 6개월 사이 추가 인건비로 70억 달러를 투입해야 한다. 스텔란티스는 추가 인건비 부담에 대해 공식 언급하지 않았다.

▲전례없는 미국자동차노조의 동시 파업으로 빅3는 25% 수준의 임금 인상에 잠정 합의했다. 추가 인건비 부담은 고스란히 신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GM은 4년여 동안 70억 달러의 추가 인건비를 우려했다. 포드는 신차 1대당 850~900달러를 더 받게 됐다고 공언했다. 사진은 2024년형 포드 F-150 랩터. 출처 포드미디어센터

이번 UAW의 파업과 임금인상은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이례적인 인상 폭에 노사 양측이 합의하면서 UAW는 운신의 폭을 더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비가입 노동단체의 잇따른 가입도 점쳐진다.

뒤이어 신차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제조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을 반복해야 한다. 그런데도 원가 부담 가운데 일부는 소비자도 떠맡게 된다.

전반적인 차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값싼 소형차 시장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과 일본 업체는 미국 현지 소형차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 공장 생산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조너선 스모크 애널리스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조사는 인건비 부담 가운데 일부를 소비자에게 떠넘길 것”이라며 “높은 차 가격과 높은 할부금리가 만나면 자칫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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