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가디언, 이태원 참사 유족·생존자 조명…“제대로 된 답 원해”

입력 2023-10-26 17:2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유족들 ‘이태원 참사 특별법’ 국회 통과 촉구

▲이태원 참사 1주기를 10여 일 앞둔 17일 서울 용산 이태원의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을 찾은 한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외벽에 붙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이 겪는 오해와 고통을 외신들이 조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이태원 참사 : 생존자들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는 기사에서 이태원 참사 이후 여전히 아픔 속에서 사는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159명이 좁은 골목에 갇혀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는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었고 이 중에는 외국인도 26명 포함됐다.

모친, 여동생과 함께 서울을 방문하던 A 씨는 이태원 핼러윈 파티에 흥미를 느껴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어머니와 A 씨는 구조될 수 있었지만, 여동생은 현장에서 숨지고 말았다.

A 씨는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 처음엔 집 밖을 나갈 수조차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설명하고 ‘정말 죄송하다’는 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도 유족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당국의 대응을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은 “경찰 조사에서는 이태원 참사를 군중 통제 등 예방 조치 미비와 당국의 늑장 대응이 부른 ‘인재’로 규정했지만, 이 문제로 처벌을 받은 공무원은 아무도 없었다"고 짚었다.

B 씨는 자신의 딸이 의식을 잃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당시 현장 상황을 “완전한 혼란 상태”라고 묘사했다. 그는 “교통이나 군중 통제가 없었다. 구급차가 원활히 통행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즉각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당국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참사 당일 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듣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독립적 진상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담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해당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B 씨는 “우리가 거의 1년간 끈질기게 정부와 싸워 온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진실 추구”라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