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장애인도 계단 오르내려…세계 최고 수준 ‘웨어러블 로봇’ 출사표

입력 2023-10-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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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노티앤알 로봇 사업 착수…‘휴먼인모션로보틱스’ 통해 로봇 시장 진출
캐나다 토론토 재활병원에서 파일럿 테스트 중인 ‘엑소모션’ 글로벌시장 공략
“세계 유일 12개 모터 로봇…테슬라 옵티머스보다 2.9배 더 힘 낼 수 있어”
2027년 엑소모션 글로벌 판매 1000억 달성 목표…“일상용 로봇 2026년 출시”

▲하반신 마비 장애인 클로이 앵거스(Chloe Angus) 휴먼인모션로보틱스 홍보이사가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XoMotion)'을 입고 계단을 오르고 있다. (사진=정성욱 기자)

“오늘 제가 웨어러블 수트를 착용하고 여러분 앞에 서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체 하지 않고 제가 어떤걸 할 수 있을지 보여드리겠습니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 클로이 앵거스(Chloe Angus)가 손에 쥔 조이스틱 버튼을 누르자 웨어러블 수트를 두른 왼쪽 다리가 계단을 밟고 올라섰다. 불과 5분전 휠체어에 앉아있던 클로이는 혼자 능숙하게 웨어러블 수트를 입고 시연장을 걸어다녔다. 주변에선 박수갈채가 나왔다.

장애인과 노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의 재활치료를 돕고 나아가 일상과 산업현장에서 움직임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이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코스닥 상장사 베노티앤알은 ‘웨어러블 로봇 시장진출 간담회’를 열고 웨어러블 로봇 사업 추진 배경과 상용화 계획 등 성장 포부와 사업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주력 제품인 이족 보행 로봇 엑소모션(XoMotion)의 시연 행사가 진행됐다.

엑소모션은 인체의 하지 관절을 구현한 첨단 이족 보행 로봇이다. 특히 이용자가 스스로 입고 벗는 것은 물론 로봇 움직임을 자유롭게 제어하며, 독립적으로 보행하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지능형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통해 별도의 스틱 등 보조 기구 없이 로봇만으로 균형을 잡는 ‘샐프밸런싱’이 가능하다. 다리 한쪽당 6개 총 12개 전동 모터를 탑재해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지원하며 발목을 구부리거나 좌우로 다리를 벌리는 등 복잡한 움직임도 구현한다.

박정욱 휴먼인모션로보틱스 대표는 “테슬라의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테슬라 봇)와 비교하면 토크와 무게 비율이 2.9배가 더 높다. 엑소모션이 100kg을 들때 휴머노이드는 3분의 1 무게 밖에 못드는 셈”이라며 “12개의 액츄에이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기술은 세계 탑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 베노티앤알은 지난 5월 캐나다 기반 웨어러블 로봇회사 휴먼인모션로보틱스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로봇시장에 뛰어들었다. 9월에는 휴먼인모션로보틱스(Human in Motion Robotics Inc.)와 각각 60%, 40% 지분으로 ‘휴먼인모션로보틱스아시아’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면서 국내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휴먼인모션로보틱스는 2016년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 공학대학교 소속 시아막 아르잔푸어 교수와 박정욱 교수가 캐나다 벤쿠버에서 설립했다. 현재 캐나다에서 가장 큰 재활 센터인 ‘토론토 재활 센터’에서 주력 제품인 엑소모션의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노티앤알은 엑소모션을 재활치료용과 가정·일상용 보행보조 로봇 투트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재활치료용 로봇은 재활병원이나 연구기관에 공급(B2B)하고, 2026년에는 개인 보행 보조 로봇을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나 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판매(B2C)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 엑소모션 글로벌 판매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로봇개발의 핵심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군사, 산업 현장 등 다양한 분야로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정집훈 베노티앤알 대표는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연평균 42.2% 이상 고속 성장 중인 유망한 분야”라며 “베노티앤알의 사업 노하우와 휴먼인모션로보틱스의 첨단 기술력을 토대로 국내를 비롯해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웨어러블 로봇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BIS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020년 4조 9억 달러(약 6400억 원)에서 2031년 88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로 연평균 30%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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