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 의문스러운 해킹 장내 매도 논란

입력 2023-10-24 15:58수정 2023-10-25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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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주식 약 25억 원 규모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장내 매도되는 기이한 사건이 발생했다. 에코프로 측은 ‘제3자에게 계좌가 무단 도용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전 회장의 거래 증권사에서는 ‘해킹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에코프로 주가는 약세를 거듭하며 이 전 회장의 평균 매도단가보다 10만 원 넘게 밑돌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16, 17, 19일 3거래일 동안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에코프로 보통주 2995주가 약 24억9878만 원에 장내 매도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변동 사항을 보면 매도 단가 최하단인 83만8185원에서 1740주로 가장 많은 규모가 팔렸다. 이어서 85만1349원과 87만9000원에서 각각 1000주와 215주가 매도됐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소유주식 수는 501만7849주에서 501만4894주로 줄어 주식 소유비율이 18.83%가 된다.

지분율을 5%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의 보고기한은 사유 발생일로부터 5거래일로, 전일(23일) 공시된 내용은 대량보유보고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다. 석연치 않은 점은 이러한 매도가 이 전 회장의 계좌정보가 무단도용돼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에코프로 측은 전날 “현재 보고자의 피해 사실을 바탕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수사 결과와 관계부서와의 협의에 따라 이러한 공시는 정정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의 자의로 매도된 주식이 아닌, 제3자의 영향으로 피치 못할 매도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전 회장의 주식계좌를 보유한 증권사 측은 해킹 주장에 대해 거듭 부인하고 있다. 해당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 거래 시스템 내에서 해킹이 발생할 수가 없다”라며 “이런 사건은 일반적인 경우도 아니고, 20년 가까이 있으면서 처음 본 사례”라고 답했다.

보안 미흡으로 인한 해킹 사고라고 가정해도 유출 금액이 20억 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범죄수익으로 취득하기에는 지나치게 소액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동채 전 회장의 개인자산관리사(PB) 또는 주변 가족, 지인 등의 실수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현재 징역 2년을 받고 수감 중인 이 전 회장이 복역 전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증권 계좌를 맡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사건이 해킹이나 전산 시스템 문제면 더 심각한 사안”이라며 "주주들에게도 악재"라고 짚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약 4개월 만에 장중 70만 원 선이 붕괴하며 68만5000원까지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결국 2만2000원 오른 75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이 전 회장의 평균 매도 가격인 85만 원과 비교하면 약 10만 원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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