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다음 단계 위해 공습 강화”...확전 갈림길서 외교해법 ‘안갯속’

입력 2023-10-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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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참모총장 “가자지구 진입할 것…하마스 작전·기반시설 파괴”
헤즈볼라 “이미 전투의 중심” 참전 시사
지상전 땐 이란 개입 가능성도
바이든 “이스라엘과 지상전 연기 논의”
카이로 평화회의 빈손 마무리

▲이스라엘 군인들이 21일(현지시간) 레바논 국경 인근의 위치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탱크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헤즈볼라 거점에서 여러 발의 대전차 미사일이 날아와 응사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보름째로 접어든 가운데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경고와 만류에도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으며,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카이로 평화회의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최근 잇따라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암시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스라엘군(IDF)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지상 침공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최적의 사전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쟁의 ‘다음 단계’에서 우리 군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늘부터 공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르지 하렐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날 골란 보병 연대 지휘관들에 “우리는 가자지구에 진입할 것”이라며 “하마스의 작전 시설 및 기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작전과 전문적인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실제로 대대적인 지상 작전에 돌입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 하마스를 지원하는 시아파 맹주 이란 등이 개입해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우리는 이미 전투의 중심에 있다”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 공격을 시작할 때마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은 이미 북부 레바논 접경 지역에서 산발적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교전으로 헤즈볼라 대원 6명이 사망하고 이스라엘에서도 부상자 3명이 나왔다.

앞서 이란도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명분으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의 확전 방지와 평화적 해법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대응 공격을 지지하면서도 과도한 보복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지상전 개시 연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도 “분노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며 지나친 대응을 경계했다.

중동과 유럽 주요국들도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 모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의 평화적 해법을 모색했지만 공동선언문 채택 없이 마무리됐다. 중동·아프리카 국가와 서방국 간 견해차가 명확한 데다가, 분쟁의 핵심인 이스라엘과 가장 강력한 우방국인 미국이 사실상 불참해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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