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청년실업에 ‘로또’ 찾는 중국인들...복권 판매 사상 최대 확실시

입력 2023-10-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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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누적 판매액,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
6월 청년실업률 21.3%로 사상 최고치
‘제로코로나’ 정책 철회 이후 복권 구매 증가
“구매자에게 현실 도피 여지 마련해 줘”

▲중국 복권 판매. 위 선 그래프: 누적 증감률. 단위 %. 8월 50%. 기준 전년 동월 대비 / 아래 막대 그래프: 누적 판매액. 단위 억 위안. 올해는 8월까지 약 4000억 위안.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경기회복 둔화에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 문제가 겹치면서 ‘로또’를 찾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올해 중국의 복권 판매액이 5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2일 보도했다.

중국 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1~8월 복권 누적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한 약 4000억 위안(약 74조 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복권 판매액은 5000억 위안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 최대치는 2018년 5114억 위안이었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치솟으면서 특히 젊은이들의 복권 구매가 늘고 있다. 6월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정부는 이후 청년실업률 발표를 아예 중단했지만, 경제학자들은 경기회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청년실업률이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한 것도 복권 구매 증가에 기여했다. 중국 복권은 크게 두 종류로, ‘복지복권’과 ‘스포츠복권’이 있다. 복권 판매소 영업 제한이 풀리면서 복권 판매량이 늘었다. 스포츠 대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기 시작하자 스포츠복권도 활기를 되찾았다. 홍콩 소재 하이퉁국제증권은 “복권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젊은이들과의 거리가 좁혀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과도한 도박을 금지하면서도 복권은 서민들의 유희거리로 인정해 왔다. 정부가 복권을 장려하는 데에는 판매 수익금을 복지에 활용하려는 목적도 있다. 복지복권의 경우 판매액의 30%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절반씩 나눠 갖는다. 이는 주로 노인과 아동, 장애인 등 약자를 위한 복지 서비스에 사용된다.

닛케이는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복권이 팔리는 현상은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 현실 도피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중국 정부의 답답함도 보여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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