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코인으로 수수료 장사?…애꿎은 가상자산 거래소 탓하는 국감

입력 2023-10-19 16:04수정 2023-10-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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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테라부터 수이까지, "거래소 향한 지적 과도해"
글로벌 코인 하락에 인위적 조치…투자자 손실 가능성
‘법인 거래 제한’, 유동성 공급 적은 국내 시장 특성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자산 시장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코인 거래소다. 업계에서는 때때로 거래소를 향한 지적이 과도하다는 호소도 나온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를 규율할 수 있는 법률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유일하다. 올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기본법)이 통과됐지만, 내년 7월 19일부로 시행된다. 특금법은 사실상 가상자산 거래소를 주요 규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사건이 터지면 거래소부터 언급되는 이유다. 지난해 국정감사에도 업비트, 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다.

올해 국정감사에는 가상자산 관련 증인들이 전무했지만 일부 사건을 두고 개인 의원이 언급하기도 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낸 보도자료에서 "가상자산거래소 협의체(DAXA, 닥사) 소속 대형 거래소들이 버거코인 장사로 수수료 수입만 챙기고, 투자자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DAXA의 자율규제에만 의존해 버거코인에 의한 제2의 테라-루나 사태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버거코인은 해외에서 발행돼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을 뜻한다. 민병덕 의원은 대표적인 버거코인을 수이(SUI)로 특정 삼아 거래소를 비판했다. 수이는 5월 닥사 회원사에 일제히 상장됐는데,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수이는 국내 거래소 뿐만아니라 해외에서도 거래되는 글로벌 코인이다. 수이는 해외에서도 거래되는 코인이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와 함께 해외 거래소에서도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코인이 하락하는 데에 있어 거래소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급등하거나 폭락한다고 거래에 관여하는 조치를 하게 될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보는 건 투자자”라며 “다수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된 코인의 경우 오히려 거래가 제한되면 가격이 변동될 동안 손해 보게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피해는 글로벌 시세와 국내 시세가 달라질 때 발생한다.

국내에만 존재하는 김치 프리미엄이 그 예다. 김치 프리미엄은 외국인과 법인 거래 제한에 기인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주요 투자자는 개인 투자자다. 때문에 거래량이 많은 전체 해외 거래소에 비교해 거래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해외 거래소에서 가격이 급상승하거나 급락할 경우 국내 거래소 가상자산 가격이 글로벌 시세를 쫓아가기 어렵다.

유동성 공급을 통한 가격 형성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인 거래가 불가능에 가까운 국내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유동성 공급자(LP)는 개인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법인 보다 자금 출처가 불명확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유동성 공급자의 문제는 자금 출처에 대한 불명확함과 자금세탁 가능성”이라며 “법인의 경우 자금 출처를 제대로 밝히고 유동성을 공급하게 한다면 투자자 피해도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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