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가자지구 병원 최소 500명 사망에 기로…바이든, 중재 노력 좌절 위기

입력 2023-10-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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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 vs “지하드 오폭” 진실공방
중동 국가서 서방·이스라엘 규탄 시위 확산
바이든, 요르단 방문 연기·4자 회담 취소
‘하마스 고립’ 외교 해법 출발 전부터 난항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심지인 가자시티 내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17일(현지시간) 공습에 따른 폭발로 쑥대밭이 됐다. 이번 폭발로 최소 500명이 숨졌으며 중동 전역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공습이라고 비난했지만,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오폭에 따른 것이라고 맞섰다. 가자(팔레스타인)/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을 중재하고 확전을 막으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력이 ‘병원 피폭’이라는 대형 참사 앞에서 좌절될 위기에 놓였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시티 내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이날 오후 공격을 받아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수백 명이 다쳤고 수백 명의 희생자가 아직 건물 잔해 아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은 누구의 소행인지를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폭발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집단학살”이자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오폭에 따른 피해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예상치 못한 초대형 사건에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 계획도 반 토막 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요르단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이집트·요르단·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4자 정상회담을 열어 전쟁 해법을 의논하기로 했다. 하지만 참사 여파로 중동 곳곳에서는 이스라엘과 서방을 규탄하는 격렬한 항의 시위가 일어났고 요르단 정부는 4자 정상회담을 취소시켰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요르단 방문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처럼 주요국 정상의 방문 및 다자회담이 직전에 취소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로 떠나기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EPA연합뉴스
이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외교적 해법도 출발 전부터 난항을 겪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동 지도자들을 만나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이스라엘 반격의 당위성을 설득하면서 확전을 막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폭발 대참사로 만남이 무산된 것은 물론, 아랍과 이슬람권은 충격과 분노 속에서 하나로 뭉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오후 이스라엘에 도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병원 폭격의 책임이 불분명하고 요르단 회담 마저 취소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문으로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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