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병원 피폭으로 500명 숨져…이스라엘·팔레스타인 “네 탓” 공방

입력 2023-10-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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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명백한 전쟁 범죄…제노사이드” 맹비난
이스라엘 “이슬람 지하드 오폭으로 인한 피해” 일축
바이든 외교적 노력 무산 위기…요르단 4자 회담 취소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병원 피폭 사건으로 다친 한 남성이 이송되고 있다. 가자지구/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이 폭격을 받아 500명 이상이 숨졌다. 팔레스타인 단체들은 “명백한 전쟁범죄”라며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스라엘은 이슬람 지하드의 오발로 인한 피해라고 주장하면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시티 내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이날 오후 공격을 받아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수백 명이 다쳤고 수백 명의 희생자가 아직 건물 잔해 아래에 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단체들은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군의 소행으로 보고 강력히 규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병원을 공격해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것은 제노사이드(집단학살)이자 인도주의적 대참사”라고 맹비난했다.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도 “명백한 전쟁 범죄이자 대량 학살”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군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번 폭격이 이슬람 지하드의 오폭이라는 ‘명백한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작전 시스템을 분석해보니 가자지구 테러리스트들이 로켓을 쐈고 알아흘리 병원 인근을 지나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우리가 입수한 여러 출처의 정보에 따르면 가자지구 병원을 강타한 로켓 발사 실패에 대한 책임은 이슬람 지하드에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지하드는 이에 대해 “거짓말이자 날조”라며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자행한 끔찍한 범죄와 학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참사로 인해 미국의 전쟁 확산 방지 노력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요르단을 방문해 이집트·요르단·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4자 정상회담을 열어 전쟁 해법을 의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병원 피폭 사태를 계기로 아랍권 분노가 들끓으면서 회담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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