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개월 연속 ‘셀코리아’ 7조 증발…커지는 ‘War 트레이딩’ 공포

입력 2023-10-16 15:52수정 2023-10-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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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5개월 연속 순매도…10월에만 1조8000억원 순매도
10월 삼성전자 1조원 순매도 등 반도체·이차전지서 자금 회수
이·팔 전쟁 확산시 금·유가 상승…주식 하락 부각될 수도

▲외국인 순매수추이 (한국거래소)

‘-7조’. 올해 6월부터 순매도를 기록 중인 외국인이 5개월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이다. ‘삼중고’(고금리, 고환율, 고유가)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이 짙어지며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영향에 따라 단기적으로 워(War) 트레이딩(금 상승, 금리·주식 하락, 유가 상승)이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18일부터 1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0월에만 1조7755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 흐름이 계속되면 7월(-1조9745억 원)을 넘어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외국인은 10월 들어 삼성전자(-9880억 원), LG에너지솔루션(-2310억 원), SK이노베이션(-1560억 원), 삼성SDI(-1410억 원) 등을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 상위를 차지하는 반도체와 이차전지에서 자금을 대부분 회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도 1260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유가 급등과 강달러 현상에 이어 이·팔 전쟁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가 위험도가 높은 신흥국에서의 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는 동반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1.81%)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2.03%), 대만 자취안지수(-0.78%), 호주 ASX 200지수(-0.3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16%,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34% 내린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위험자산인 주식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순유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달 5~11일 북미 주식 펀드는 전주 43억 달러 유입에서 -29억 달러 유출로 돌아섰다. 신흥국시장도 전주 2억 달러 유입에서 -43억 달러로 유출 전환했다.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채권은 선진국의 유입폭이 확대되는 반면, 신흥국 유출은 지속됐다. 같은 기간 북미 채권펀드 유입폭은 전주 5억 달러에서 57억 달러로 유입폭이 늘었다. 그러나 신흥국 시장은 전주 -3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유출 지속이 나타났다.

향후 이·팔 전쟁이 확대될 경우 신흥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는 더 커질 수 있다. 삼중고가 완화되는 시점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전쟁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War 트레이딩이 좀 더 부각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벌일 것이라는 공포는 유가를 끌어올렸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78달러(5.77%) 오른 배럴당 87.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3일 이후 최고치로 WTI 가격은 4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금값도 많이 오르는 추세다. KRX금시장의 1g당 가격은 8만3260원으로, 전년 말(7만4360원) 대비 12%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3.7원 오른 135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국제유가 급등, 중동 전쟁 불안 등 복합적 이유로 외국인들의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추후 전쟁이 확대될 경우 매도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한국 수출·경상수지가 개선되면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 온다. NH투자증권은 “최근 5년간 외국인자금은 원·달러 환율 1300원 이상 구간에서 유입(환차인 관점)됐다”며 “향후 한국 수출·경상수지가 개선되면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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