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대출 급격한 둔화…증가율 2년 만에 최저

입력 2023-10-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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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5개 은행 대출 잔액, 3분기 전년 대비 2% 증가 그쳐
고금리 부담에 3분기 기업 파산 건수 2배 증가
JP모건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위험한 시기”

▲미국 기준금리(위 그래프). 단위%. 현재 5.5%. 미국 상위 25개 은행 대출 잔고(아래 그래프). 단위 조 달러. 3분기 6조7500억 달러.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긴축 장기화 영향에 미국 은행들의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대출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위 25개 은행의 대출 잔액은 3분기 6조7500억 달러(약 9146조 원)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 잔액은 2021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지난해 초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금리도 같이 올랐다. JP모건체이스의 경우 2년 전 연평균 4%대였던 대출 금리가 올해 3분기 연 6.8%까지 상승했다.

찰스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고금리와 경기둔화로 대출 수요가 위축됐다”며 “우리 은행의 3분기 개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취급액은 1년 전의 절반가량으로 줄었고 자동차 대출도 24% 줄었다”고 말했다.

예대차 확대로 은행들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기업이나 개인의 고금리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기업의 파산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182건으로 집계됐다. JP모건과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미국 3대 은행의 3분기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 외에도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중동 전쟁 확산 우려 등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는 정세에 은행들도 경계 태세를 보인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은행들이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위험한 시기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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