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패장’ 김기현에 침묵...커져가는 시한폭탄

입력 2023-10-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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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심 ‘2기 김기현號’ 출범
당 내부 침묵 분위기로 일관
원로들 사이 ‘김기현 책임론’ 분출

▲<YONHAP PHOTO-1753> 당대표실로 향하는 김기현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3.10.13 superdoo82@yna.co.kr/2023-10-13 08:57:31/<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국민의힘은 침묵에 빠져았다. 일부 중진 의원들이 ‘당 대표 책임론’을 묻는 것 외에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내년 총선 공천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했고, 김기현 대표는 이를 수용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지 사흘 만이다. 김 대표는 주말 사이 후임 인선에 돌입했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수도권·중원 출신의 의원들에게 주요 당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졌던 만큼 이들을 전면에 세워 당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대다수 의원은 함구하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묻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당내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지금 김기현 대표를 비판하겠나,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겠나. 할 수가 없다”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침묵이 베스트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마침 ‘공천 전초전’이라 평가받는 당무 감사도 16일부터 2주간 시행된다. 복수의 의원들은 본지에 15일 혁신안을 논의하는 의원총회에서 “일단 김기현 대표의 말을 들어보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대통령실도 신중한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도 당장 대안이 없다”며 “그동안 밀어줬던 김기현 대표를 사퇴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시끄러운 것보다는 시간을 벌기 차원의 수습책이라 보인다”고 했다.

원로들만 김 대표 책임론을 따져 묻고 있다. 5선 서병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김기현 대표를 신임할지 혹은 불신임할 것인지는 지금부터 입으로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최재형 의원은 14일 “임명직 당직자 사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책임져야 할 사람이 물러나지 않고 혼자 남아서 수습하겠다고 우기는 것이 오히려 넌센스”라고 했다. 홍문표 의원도 13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책임자가 책임을 안 지고 미봉책으로 가면 원외 위원장들이 연판장을 돌리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새롭게 구성하는 ‘2기 지도부’에 여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당 안팎의 여론은 좋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여론의 뒷받침을 못 받는 당 대표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며 “권력이 그 자리를 지켜준다고 유지가 될 수 없다. 내년 1월 즈음 총선이 폭락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 그제야 그만두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누가 봐도 파격적인 인사를 앉히지 않는 한 수도권 출신 의원들을 데려왔다고 쇄신으로 보이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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