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유일 통로 ‘라파’, 이집트 반대에 여전히 폐쇄 중

입력 2023-10-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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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경 개방 요청에도 ‘통행 아직’
이집트, 팔레스타인 난민 유입에 난색
“인도주의 물자 지원 합의 이뤄져야 할 것”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짐을 챙겨 피신하고 있다. 가자지구(팔레스타인)/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지상전을 예고하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지만, 주요 탈출로인 ‘라파 통로’가 이집트에 막혀 통행이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라파 국경은 이집트 반대에 막혀 여전히 폐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 관계자는 “라파 국경이 왜 개방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여러 보도가 나온 가운데 군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파는 가자지구 남쪽에 위치한 도시다. 현재 팔레스타인이 통제하고 있으며 이집트 국경과 맞닿아 있다.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면서 라파는 가자지구의 유일한 출입구가 됐다.

앞서 미국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의 통행을 위해 이집트에 라파 국경 개방을 요청했다. 이집트 고위 관리는 “외국인들이 라파를 통해 국경을 통과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이스라엘,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집트는 아직 국경을 막아 놓은 상태다.

이집트가 라파 개방에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는 가자지구 주민 유입이 자국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여파와 관광산업 부진 등으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하마스 대원들이 팔레스타인 난민들과 함께 이집트에 유입돼 자국 영토로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클 와히드 한나는 “인도주의 물자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이집트는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안전한 통행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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