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든 보궐 성적…與, 혼돈 속 쇄신 논의·野, 기대감 속 경계론

입력 2023-10-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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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지도부 개별 면담…15일 의총, 쇄신 방향 분수령
'압승' 野, 대여 강공 모드…복귀 앞 이재명, 내홍 수습 과제

▲<YONHAP PHOTO-1753> 당대표실로 향하는 김기현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3.10.13 superdoo82@yna.co.kr/2023-10-13 08:57:31/<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여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정치권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내년 4·10 총선을 앞둔 보궐선거에서 대패한 국민의힘은 수습 방안으로 혁신위원회 발족·총선 모드 조기 전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압승한 민주당은 총선 기대감 속 낙관 경계론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당무 복귀를 앞둔 이재명 대표의 내홍 수습책도 주목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예정됐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하고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김병민·김가람·강대식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을 상대로 개별 면담에 나섰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전화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전 수도권 민심을 가늠할 전초전으로 거론됐던 보궐선거 패배 충격파 수습·대책 마련을 위해 지도부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

김병민 최고위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이 변화, 혁신, 쇄신해야 한다는 국민 목소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며 "수도권(서울 광진갑) 원외위원장 입장에서 수도권 민심이 당을 바라보는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도권 국민 마음을 다잡아 변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면피성 대책이 아니라 누가 봐도 지도부가 어려운 결단을 하고 먼저 책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고강도 쇄신 의지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분명한 건 책임을 덜 지자, 적당히 뭉개자는 분들의 의견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개별 면담을 마친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민심 변화에 대해 어떻게 우리 당 체질을 개선해서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 것이냐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지도부를 유지한 채 혁신위·총선기획단을 조기 발족하고 전면 체질 개선을 위한 쇄신책 발표 방안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일각선 김 대표 사퇴 등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4선 홍문표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누군가 이 부분을 책임지지 않고 적당히 땜빵식으로는 안 된다"며 "지도부에서 이 선거에 개입하고 만든 분들이 용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쇄신 방향은 15일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당이 총선을 앞두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했다.

▲<YONHAP PHOTO-2999> 이재명 대표,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3.10.9 [공동취재] xyz@yna.co.kr/2023-10-09 18:40:23/<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편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완승을 거둔 보궐선거 여세를 총선까지 몰아가겠다는 모습이다. 체포동의안 표결과 보궐선거를 거치며 더욱 공고화한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는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선거를 통해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하는 민심이 확인됐다"면서 "잘못된 국정 기조를 반성, 전환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점은 유감"이라고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권의 인사 참사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비판과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인사 책임의 실질적 책임을 한 장관이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 장관 탄핵 추진 여부에 대해선 "어떤 일이든 축적,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당무 복귀를 앞둔 이재명 대표가 자신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에 가결 투표한 비명(비이재명)계를 포용할지도 관심사다. 현재 자택에서 단식 회복 중인 이 대표는 이르면 내주 복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의 과제 중 하나는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표출된 친명·비명계 간 내홍 수습이다. 최근 이 대표가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자"며 통합 메시지를 내곤 있지만, 친명계 내에선 소위 '가결파'에 대한 불이익을 시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도 탕평 인사가 아닌 친명계가 차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비명계는 격화하는 친명계 압박과 친명 단일체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더 낮고 빠르게 민심 곁에 있어야 한다"며 "당을 분열시키려는 (친명계) 언사, '외상값' '고름' 이야기가 당 전면을 주도하는 방식이면 안 된다. 오만하면 죽는다"고 경고했다. 앞서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가결 투표한 비명계에 대해 "외상값은 계산해야 한다", "고름은 살이 안 된다" 등의 발언으로 공천 불이익·징계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더 겸허하고 낮게 움직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당이 6개월 뒤 (총선에서) 어려운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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