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이사철인데”…매매보다 더 오르는 전세, 매물 줄고 신고가까지

입력 2023-10-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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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요동치고 있다. 전셋값은 최근 매매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수 주째 이어가면서 고공행진 중이다. 전세수요도 되살아나면서 서울 내 전세 물건 감소세도 뚜렷하다.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서울 내 핵심지에선 전셋값 신고가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는 아파트 역전세 우려는 사실상 사라진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5일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127㎡형은 직전 전세 신고가보다 1억 원 오른 17억 원에 새 계약서를 썼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12월 11억 원까지 전셋값이 하락했고, 올해도 5월까지 14억 원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달 초 17억 원에 계약서를 쓰면서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2월 최고가인 16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다른 강남지역 대표 단지의 전셋값 강세도 포착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형은 직전 전셋값 신고가보다 2억8000만 원 오른 20억 원에 거래됐다. 또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3단지' 전용 135㎡형 역시 직전 계약금보다 1000만 원 오른 17억6000만 원에 재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북지역에선 지난 2일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 전용 84㎡형이 11억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기존 최고가는 지난 5월 10억 원에 전세 거래됐지만, 약 5개월 만에 1억 원 상승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신규 계약 기준으로 9억 원 안팎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집값과 함께 전셋값이 치솟자 1억 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렇듯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내 주요 단지 전셋값이 고공비행하는 것은 아파트 전세 수요 증가와 매물 감소, 금리 인상 둔화 기조 등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아파트실거래가' 앱 기준 서울 전세물건은 3만1218건으로 3달 전(3만3733건)보다 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4일까지는 최저 2만9026건까지 줄어드는 등 전세수요 증가에 따른 매물 감소세가 확연하다.

아울러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우려 등으로 주춤했던 아파트 전세수요 역시 최근 반등하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긴다. 여기에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하면서 일시적으로 늘었던 월세 수요까지 전세 시장으로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62.0%(1만4469건 중 8969건)로 집계됐다.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1월만 하더라도 55.3% 수준에 그쳤지만, 7월 60.8%를 기록한 뒤 줄곧 상승세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지난 2020년 8월 68.9%까지 치솟았지만, 전셋값 급등과 임대차법 시행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47.6%까지 쪼그라들었다.

앞으로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빌라나 오피스텔과 달리 아파트는 역전세난이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여기에 서울은 입주물량이 내년 이후 계속 부족할 전망이어서 전셋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가 다시 급등하지 않는 이상 전셋값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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