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계열 저축은행, 강제 매각 가능성↑…유력한 새주인 '우리금융' 꼽혀

입력 2023-10-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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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내년 4월까지 주식처분 명령
보유주식 지분 100% 중 90% 줄여야
우리저축銀 수도권 영업기반 없는데다
인수 땐 기업금융 성과 확대 도움 기대

(뉴시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강제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 두 은행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17차 정례회의에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주주에 대한 주식처분명령안을 의결했다. 6개월 안에 두 저축은행에 대한 상상인의 보유주식 지분을 10% 이내로 줄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은 상상인이 100% 보유하고 있다. 상상인의 지분 23.4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유준원 상상인 대표가 실질적인 소유주다. 금융위의 주식처분 명령을 이행하려면 두 저축은행의 대주주인 상상인은 보유지분 100% 중 최소 90%를 내년 4월 4일까지 처분해야 한다. 주식 수로는 상상인저축은행 1134만1주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577만8001주를 처분해야 한다.

이는 상상인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2019년 금융위는 의무 대출비율 미준수, 허위보고 등의 혐의로 유 대표에 대해 직무정지 3개월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불복한 상상인 측은 행정소송을 냈지만, 올해 5월 대법원이 금융위의 손을 들어주면서 직무정지 처분 효력이 발생했다. 이후 8월 말 대주주 적격성 요건 충족 명령에 이어 이달 주식 처분 명령 등 금융위의 중징계 처분에 따른 법적 조치가 순서대로 진행되는 중이다.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 제기…수도권 영업기반ㆍ기업금융 확대 니즈

유력한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이 꼽힌다. 5대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우리금융저축은행만 수도권에 영업 기반이 없다. 우리금융이 저축은행의 영업활동 반경을 넓히기 위해 인천·경기 지역을 영업 구역으로 하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우리금융과 마찬가지로 충청지역이 영업구역이지만, 여·수신 규모가 커 인수합병하는 경우 기존 영업망이 확대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8월 14일 기준 상상인플러스의 대전·충청지역 여·수신 점유율은 30%로 지역 내 각각 2위, 1위 규모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인수가 우리금융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금융 성과 확대에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도 있다. 대출금 운용 현황을 살피면 두 저축은행 모두 중소기업 자금대출이 전체 대출금의 약 8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통상 금융지주 계열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같은 계열 저축은행 대출로 넘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후 그룹 전체의 중소기업 영업 규모가 확대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상인, 행정소송 제기ㆍ처분명령 이행…어떤 선택지 고를까

상상인 측은 처분명령을 이행해 대주주의 자격을 내려놓는 것과 행정소송 제기, 저축은행 매각 후 재인수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리스크가 적은 방법을 택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상상인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저축은행업·금융투자업 등 금융사업부문의 매출이 그룹사 전체 매출의 76.3%를 차지하는 만큼 그룹사 입장에서 매각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상인이 행정심판 및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내년 2월 8일 이전에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상상인 관계자는 “금융위 행정처분에 대해 처분명령의 이행 또는 행정심판(소송)의 제기 등을 전부 검토 중이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와 관련해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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