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그룹이 기업 신용평가업계에서 청신호를 울리고 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에 이어 HD현대일렉트릭까지 총 5곳이 '긍정적' 신용전망을 부여받으면서다. '긍정적' 전망은 빠르면 추후 6개월 이내 신용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5일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양호한 공급 우위 시장 환경 속에서 수주잔고가 양적·질적으로 성장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민수 한기평 연구원은 "2020년 말 15억 달러에 그쳤던 HD현대일렉트릭의 연결기준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말 37억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전환 및 노후 전력인프라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중단기간 공급자 우위의 시장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익창출력 강화에 따라 재무안정성도 개선됐다. 우호적인 환율 기조로 판가 인상이 반영된 매출 물량이 실현된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5.8%포인트 증가한 1조2111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8%포인트 늘어난 8.7%를 기록했다.
유동성 대응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말 기준 단기성 차입금은 총차입금의 56.9%인 4838억 원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단기성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3759억 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2억 원, 유동성 회사채 966억 원으로 구성됐다.
한기평은 이미 지난달부터 신용도 상향을 검토 중인 기업으로 HD현대일렉트릭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이지웅 한기평 평가4실장은 "최근까지 현대일렉트릭의 기술 물량 잔고 또는 미국 시장 영업 상황을 봤을 때 수익 창출력이 일회성보다는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내실을 다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신용전망이 상향된 HD현대 그룹 내 기업은 조선 부문 핵심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A-)과 현대삼호중공업(BBB+)과 건설기계 사업을 영위하는 HD현대건설기계(A-)와 HD현대인프라코어(A-)가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HD현대 그룹 계열사들이 HD현대중공업 조선계열사들의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뤄갈 것으로 관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