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원유 틀어쥔 사우디 “추가 감산 아니면 증산 전환…11월 결정할 것”

입력 2023-10-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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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부, 연말까지 매일 100만 배럴씩 감산 방침 확인
러시아도 매일 30만 배럴씩 감산 지속
주요국 원유 재고가 국제유가 영향 줄 것
시장 불확실성에 유가 전망 극명하게 엇갈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연말까지 자발적 감산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확인했지만, 내달 감산 기간을 연장할지, 아니면 증산으로 전환할지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SPA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에너지부는 이날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에서 올 연말까지 현재의 자발적 감산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SPA통신은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뽑아내던 사우디가 11~12월에도 100만 배럴의 감산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사우디는 올해 하반기 들어 자발적 감산에 돌입해 매일 900만 배럴 수준의 원유를 생산해 왔다. 9월에는 “현재의 감산 기조를 올 연말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는데 이날 방침을 재확인했다.

사우디와 함께 원유 감산 대열에 합류한 러시아도 당분간 감산 기조를 이어간다. 이날 타스통신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는 9월과 10월 시행한 세계 시장에 대한 하루 30만 배럴의 추가 자발적 공급량 감축을 12월 말까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 11월 시장 동향에 따라 추가 감산이나 증산 전환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박 부총리는 “원유 생산 감축을 지속할지, 아니면 다시 증산으로 전환할지는 11월 시장 분석 이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제 원유시장은 산업 수요 감소와 북반구의 계절적 수요 증가 등 여러 요인이 엇갈리면서 가격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달러 강세를 비롯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최근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어 이번 주 유가를 압박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01달러(5.61%) 급락한 배럴당 84.22달러(약 11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OPEC+ 회의에서 정책 변화가 없는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나타나면서 하락세를 부추겼다. 미국의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전주 대비 약 648만 배럴 증가해 시장 전망인 20만 배럴 증가를 크게 웃돈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져 OPEC+가 유가를 유지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이 감산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원유재고 변동이 국제유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WTI가 배럴당 93.68달러로 연중 고점을 찍은 시점이 불과 지난주였다. WTI는 지난달 27일 고점 이후 지금까지 10% 하락했다. 그만큼 현재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이 내달 공격적인 추가 감산에 나서면 유가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연말까지 2%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에퀴노르의 에릭 바에르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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