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4일 저녁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화려한 시작을 알린 가운데 홍콩의 스타배우 주윤발이 레드카펫 무대에 올라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날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주윤발은 “김치!”를 외치며 영화의 전당을 가득 채운 인파를 배경으로 셀피를 찍어 현장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영화의 전당은 오후 6시께부터 시작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영화 인파로 빼곡히 들어찬 모습이었다.
이창동 감독, 할리우드 스타 존 조, ‘미나리’ 정이삭 감독, 중국 배우 판빙빙 등 국내는 물론 해외 영화인사가 무대에 오른 가운데,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공식 초청된 주윤발이 막바지 레드카펫 무대에 오르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배우 송강호는 부재한 집행위원장을 대신해 ‘특별 호스트’ 자격으로 주윤발을 무대 위에서 맞이했다.
이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자로 나서 “주윤발은 나와 비슷한 세대 영화인이나 그 시대의 수많은 영화 팬에게 잊히지 않는 마음속 우상이자 스크린 속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홍콩 누아르의 주역으로 1970~1980년대 아시아를 들썩이게 한 주윤발은 ‘영웅본색’, ‘와호장룡’ 등의 대표작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배우.
수상자로 호명된 주윤발은 무대 위로 올라 “배우를 시작한 게 1973년인데 올해가 딱 50년”이라면 서 ”50년은 확실히 긴 세월이지만 뒤돌아보면 어제 같기도 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주윤발은 부산국제영화제와 한국 팬은 물론이고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홍콩 방송국과 영화계에도 잊지 않고 감사를 표했다.
소감 직후 예고 없이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든 주윤발은 영화의 전당을 가득 채운 인파를 배경 삼아 셀피를 찍으며 한국어로 “빨리빨리, 시간 없어요!”를 외쳐 객석에 큰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한국영화공로상은 올해 초 고인이 된 배우 윤정희에게 돌아갔다. 윤 배우의 딸인 백진희 씨가 대리 수상차 무대에 오른 가운데, 시상을 위해 자리에 함께한 ‘시’의 이창동 감독은 “하늘의 별이 된 윤 선생께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을 5개월 앞둔 시점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하며 격랑으로 빠져들었지만, 이날 개막식 행사는 예년과 다를 바 없는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치러졌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뤽 베송 감독의 신작 ‘도그맨’, 판빙빙이 출연한 신작 ‘녹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괴물’ 등 국내 개봉하지 않은 굵직한 해외 영화를 최초로 선보인다.
행사 기간 주윤발의 오픈토크와 존 조, 송중기, 윤여정, 한효주 등의 배우가 참석하는 액터스 하우스, OTT 플랫폼 신작 ‘거래’, ‘비질란테’, ‘LTNS’, ‘운수 오진 날’ 최초 공개 등 주목할 만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3일까지 10일간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부산 일대에서 진행되며 269편의 전 세계 영화를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