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무실 공실률, ‘제로코로나’보다 더 나빠졌다

입력 2023-10-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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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시 사무실 시황 악화
광저우 공실률 10년래 최악
임대료 급락…베이징 7.4%↓
주택 거래 침체 맞물려 이중고

▲중국 주요 4개 도시 사무실 공실률 추이(단위 : %). 노란색=선전, 파란색=광저우, 점선=베이징, 회색= 상하이. 출처 닛케이
중국의 사무실 공실률이 엄격한 봉쇄 정책을 펼쳤던 ‘제로코로나’ 당시보다 악화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4일 전했다.

영국 종합부동산그룹 세빌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4대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의 고급 오피스 공실률이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선전의 공실률이 전년 동기 대비 4.1%포인트(p) 오른 27%에 달하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저우도 같은 기간 5.9% 상승한 20.8%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악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공실률이 올라가면서 임대료도 급락했다. 베이징의 고급 사무실의 ㎡당 월 임대료는 2분기 312.5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나 급락했다. 광저우와 선전에서도 임대료가 하락했다.

세빌스는 중국 사무실 시황 침체에 대해 “경제 환경이 불확실하다”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이동제한을 포함한 고강도 방역 정책을 펼쳤다. 기업들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재택근무를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사무실 임대계약을 해지하거나 사무실을 이전·축소하는 움직임이 확대됐다.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이러한 제로 코로나정책을 폐지했지만 공실률 증가엔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착공한 빌딩의 완성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무용 건물 공실률이 급증하면 일부를 주택이나 호텔로 용도 변경하는 사례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지방정부가 토지 사용권을 부동산회사에 매각할 때 용도를 정하고 있어 용도 변경은 대부분 불법이지만 지역에 따라 횡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주택 수요 역시 부진해 용도 변경 시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빈 사무실을 장기간 내버려 두면 부동산 개발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한다.

닛케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주택 거래 침체와 함께 이중고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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