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가는 ‘판다 외교’…내년 말 미국서 판다 볼 수 없어

입력 2023-10-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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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미국 국립동물원 판다 3마리 중국 반환 예정
내년 말 남은 4마리 임대계약 종료
‘50년 판다 외교’ 끝날 수 있다는 관측도

▲2023년 9월 28일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자이언트 판다 샤오치지가 우리 안에서 놀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 우호의 상징이었던 ‘판다 외교’도 끝이 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동물원과의 계약이 끝나감에 따라 판다를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미·중 관계를 잘 아는 소식통들은 판다 외교가 연장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판다 외교는 중국이 자국의 국보급 동물인 판다를 상대국에 보내는 외교로, 국가 간 우호적 관계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직후 중국이 싱싱과 링링이라는 이름의 암수 판다 한 쌍을 미국에 보내면서 시작됐다.

현재 미국에는 7마리의 자이언트 판다가 있다. 이중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있는 판다 가족 메이샹·톈톈·샤오치지는 12월 초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3마리의 판다 가족이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미국에 남은 판다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동물원에 있는 4마리뿐이다. 남은 4마리 판다의 임대 계약은 내년 말 만료된다.

앞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2019년에 판다를 중국에 반환했다.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도 올해 초 판다를 중국에 돌려보냈다.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판다를 불러들이는 것과 관련해 ‘징벌적 판다 외교’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부과한 중국 반도체 수입 제재와 중국 플랫폼 틱톡 금지령, 올해 초 있었던 중국 정찰 풍선 사건 등 양국 갈등을 촉발한 여러 사례를 들며 “중국이 신호를 보내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스코틀랜드와 호주의 동물원도 판다 임대 계약이 갱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국에 반대해서 행동하자 이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19개국에 65마리의 판다를 대여하고 있다. 판다는 나이가 들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며, 타국에서 태어난 새끼 판다는 3~4세경에 중국으로 보내진다.

중국 정부는 판다를 10년 갱신 계약으로 임대하고 있다. 연간 임대료는 한 쌍당 100만 달러(약 13억6100만 원)에서 200만 달러다. 여기엔 판다를 위한 시설을 짓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필수 비용도 포함돼 있다. 태어난 새끼 판다는 중국 정부 소유이지만, 짝짓기 연령이 될 때까지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임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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