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日 원폭 피해 동포와 오찬...“아픔 다시는 외면 않을 것”

입력 2023-09-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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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동포 모시기까지 78년 걸려”
“불편했던 한일 관계, 힘들게 했을 것”
“이번 방한이 조금이나마 위로 되길”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29일 일본 원자폭탄 피해 재일동포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함께 오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열린 오찬 간담회 환영사에서 “정부가 여러분을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밝혔다. 오찬에는 김건희 여사도 함께 참석했다.

그는 “수만 명의 한국인들이 원폭 피해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며 입은 피해였기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욱 컸을 것”이라며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며 “이번 방한이 그동안 여러분이 겪은 슬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5월 19일 일본 히로시마 현지에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들을 만나 바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히로시마를 찾았을 때다.

당시 피해 동포들에게 “오랜만에 고국에 와서 내 모국이 그동안 얼마나 변하고 발전했는지 꼭 한번 가까운 시일 내에 보시길 바란다. 제가 초청하겠다”고 말했던 윤 대통령이 4개월 만에 이 약속을 지킨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5월 히로시마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자에 참배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양국 관계에 대해선 “한일 관계를 더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협력하면서 역내,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울러 “여러분의 아픔과 희생에 대한 위로는 오늘의 이 자리로만 그치지 않겠다”며 “정부는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해 여러분과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일본 거주 원폭 피해자·가족 42명과 한국 거주 피해자·가족 43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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