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월북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 신병확보...중국·스웨덴 협조 감사”

▲27일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지난 7월 무단으로 월북한 트래비스 킹 이병의 뉴스 화면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날 킹 이병을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AP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7월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을 조건 없이 중국으로 추방, 미국 당국이 킹 이병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27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당국이 북한에서 트래비스 킹 이병의 신병을 확보했다”면서 “그의 안전을 위해 쉬지 않고 매진한 관계기관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킹 이병 석방을 위해 유엔과 유엔군사령부,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들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북한에 대사관을 둔 스웨덴이 주요 중재자 역할을 맡았다. 중국의 경우 킹 이병이 직접적인 중재역할은 하지 않았지만, 북·중 국경을 넘어 입국하는 데 협조했다고 미국 정부는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한 스웨덴 정부와 킹 이병의 이동이 원활하도록 지원해준 중국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익대표국은 정식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의 거류민을 보호할 임무를 위탁받은 제3국을 뜻한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킹 이병을 추방하기로 한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킹 이병이 하급 군인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나 정보 측면에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킹 이병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북한 측에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폭행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던 킹은 지난 7월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난 뒤 다음 날인 7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에 참여하던 중 무단으로 월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