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작가조합 파업 끝내나…관건은 배우조합

입력 2023-09-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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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넷플릭스 스튜디오 밖에서 파업 중인 미국작가조합(WGA) 회원들이 파업 중인 배우조합(SAG-AFTRA) 회원들과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MARIO TAMA, GETTY IMAGES NORTH AMERICA, Getty Images via AFP)
할리우드를 멈추게 한 미국작가조합(WGA) 파업이 종료를 위한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16만 명의 배우가 소속된 미국배우조합(SAG-AFTRA)과의 합의가 남아있는 만큼 파업의 완전한 중단까지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미국작가조합은 홈페이지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히면서 “남은 건 우리가 합의한 모든 내용이 최종적으로 문서화되게끔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1만 1500명의 작가를 조합원으로 둔 미국작가조합이 사용자 단체인 영화ㆍTV제작자연합(AMPTP)과 함께 파업 종료를 위한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5월 초 총파업에 돌입한 미국작가조합은 약 4개월 반 동안 영화ㆍTV제작자연합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OTT 스트리밍에 따른 재상영분배금(Residuals) 인상 △AI를 활용한 대본 작성이나 수정 금지 등을 요구해 왔다.

영화ㆍTV제작자연합에는 디즈니, NBC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소니 등 할리우드의 대표 스튜디오와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등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는 OTT 플랫폼 운영사가 포함돼 있어 그간 미국작가조합 소속 작가들과 작품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일해왔다.

총파업이 유지된 146일 동안 모든 작가가 일체의 집필 활동을 중단하자 영상콘텐츠 제작이 멈췄고, 미국배우조합이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미 완성돼 개봉만을 기다리던 워너브러더스의 ‘듄: 파트2’을 비롯한 대작도 관객과의 만남을 2024년으로 미뤘다.

신작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자 미국 대표 극장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를 비롯한 영화관사업자의 주가도 덩달아 하향세를 그렸다.

코로나 여파를 채 극복하지 못한 미국 최대 극장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의 주가는 특히 급락했다. 미국작가조합의 파업 초기인 5월 주당 53달러(한화 약 7만 1400원) 수준이었던 주가가 이달 25일 기준 주당 8달러(한화 약 1만 원) 수준까지 떨어져 1/7토막 났을 정도다.

다만 미국작가조합의의 잠정적인 합의 관련 발표로 25일(현지시간)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는 물론이고 월트 디즈니, 넷플릭스 등 영상콘텐츠 유관 사업자의 주가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할리우드가 즉시 재가동될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작가조합이 합의문을 발표하더라도, 배우의 연기와 초상권에 관한 AI 학습 금지를 요구하며 동시 파업에 나선 배우조합과의 합의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파업을 멈추고 현장에 복귀하면 토크쇼 형태의 프로그램은 재가동될 수 있겠지만, 배우가 파업을 멈추지 않는 한 그들의 연기가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는 여전히 제작되기 어렵다.

CNN은 이날 “제작사와 작가의 잠정 합의에 따라 모든 눈이 배우조합에 쏠리고 있다”면서 “미국작가조합의 합의에 따라 조합원은 (지미 팰런이 진행하는) ‘더 투나잇 쇼’나 (CBS에서 송출하는) ‘더 토크’같은 프로그램에는 복귀할 수 있겠지만, ‘할리우드라는 머신’은 배우조합과의 분쟁을 해결할 때까지는 완전하게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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