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전투기 F-35 새 시도…그리고 굴욕

입력 2023-09-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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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서 고속도로 이ㆍ착륙
국내에선 최초로 동체 비상착륙
美ㆍ英 항공모함 이ㆍ착함 사고
美 해병대 F-35B는 한때 실종돼

우리 군이 추가 도입(20기)을 확정한 F-35가 글로벌 곳곳에서 기체 안전성을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반면 운용 대수가 많아지면서 5세대 전투기로서 굴욕적인 사고도 잇따랐다.

25일 로이터 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왕립공군은 지난주 처음으로 F-35의 고속도로 착륙에 성공했다. F-35가 일반 도로에 착륙한 것은 2006년 초도 비행에 나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노르웨이 공군이 운용 중인 F-35A가 고속도로 착륙에 시도했고 성공했다. F-35A의 고속도로 착륙은 첫 사례다. (출처=노르웨이 왕립공군)

(출처=노르웨이 왕립공군)

F-35는 모두 세 가지로 나뉜다. F-35A는 공군이 주로 운용한다. 우리 군이 도입했고 추가 도입을 확정한 모델이기도 하다.

수직 이ㆍ착륙 기능을 갖춘 F-35B는 미국 해병대가 주로 운용한다. 우리 군 역시 차세대 경항모 운용을 위해 추가 도입분 일부를 F-35B로 채운다.

해군은 상대적으로 날개가 좀 더 크고 접을 수 있는 F-35C를 운용한다.

노르웨이 왕립공군의 F-35A 고속도로 착륙은 군사훈련의 목적으로 핀란드 중부 테르보 고속도로에서 이뤄졌다. 전투기의 고속도로 착륙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전쟁 발발 이후 정해진 공항 이외에 다양한 곳에서 착륙과 이륙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기도 하다.

노르웨이 군 당국은 착륙 직후 엔진이 가동된 상태에서 급유도 진행했다. 불특정 장소에서 빠르게 재급유를 마치고 이륙할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핫핏 급유’다.

(이투데이DB)

F-35의 동체 착륙도 일어났다. 지난해 우리나라다.

지난해 1월 4일 공대지 사격 임무를 위해 청주 기지를 이륙한 F-35A는 사격장 진입을 위해 저고도 비행 중 독수리와 충돌했다. 충돌 당시 F-35A 비행 속도는 시속 900㎞였다.

조종사인 A소령은 항공전자계통 이상으로 착륙 장치가 내려오지 않자 충남 서산 모 기지 활주로에 비상착륙했다.

A소령은 엔진과 조종간 외 다른 장비가 모두 고장이 나고 산소도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체가 내륙에 추락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마찰, 동체 착륙에 성공했다. F-35A가 동체 착륙한 사례는 당시가 처음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A소령에게 격려 난(蘭)과 함께 “위급한 상황에서 살신성인 모범을 보이고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음에도 침착하게 조치한 A소령을 격려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2021년 한-영 연합 해상기회훈련 실시 당시 영국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에서 F-35B 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다양한 가능성이 입증되는 반면, 운용 기체 수가 증가하면서 사고도 이어졌다.

지난해 우리 공군의 동체 착륙 이후 약 3주 만인 지난해 1월 24일, 미 해군이 항공모함에서 운용 중인 F-35C가 착함 과정에서 추락했다. USS 칼 빈슨 항공모함에 착함하던 F-35C가 착함 직전 갑판과 충돌, 바다에 빠지는 사고였다.

CNN 등에 따르면 조종사는 안전하게 탈출했다. 다만 조종사를 포함해 7명이 부상했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기내 작은 사고”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2021년 11월에는 영국 왕립해군이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서 운용 중이던 F-35B가 지중해에 빠졌다. 사고기는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기종이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당시 함정이나 다른 전투기 등과 충돌한 정황은 없으며, 탑승 중이던 조종사 1명은 무사히 탈출, 항공모함으로 복귀했다.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은 전자식 또는 증기식 사출기가 없는 스키 점프대 방식 항공모함이다.

F-35B의 경우 항공모함에서 착함할 때 ‘수직이착륙’ 기능을 활용한다. 반면 이함 때에는 연료를 채운 상태인 만큼 스키점프대를 이용한다.

유출된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스키 점프대에 오르기 직전, 이륙 속도에 크게 모자라는 이른바 ‘실속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를 감지한 조종사는 곧바로 사출기를 통해 탈출했다.

▲경항모에 수직 착함 중인 미 해병대 F-35B. (AP/뉴시스)

어이없게도 5세대 전투기인 F-35를 분실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16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F-35B 조종사가 비행 도중 비상 탈출했다. 사고 당시 ‘오토 파일럿’ 상태로 비행 중이었던 F-35B는 조종사 탈출 이후에도 한동안 비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F-35B의 스텔스 기능 탓에 비행경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튿날 미 해병대는 실종된 F-35B의 잔해 일부를 찾았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해병대는 이번 사고가 비상 상황에서 조종사를 보조하는 비행 통제 소프트웨어 덕분에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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