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외교사절 맞던 덕수궁 돈덕전, 일반에 문 연다

입력 2023-09-25 13:17수정 2023-09-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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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연 '돈덕전 개관 및 전시실 언론 간담회'에서 공개된 돈덕전 전경. 덕수궁 돈덕전은 대한제국 시절 외교사절 알현, 연회, 영빈 숙소 등으로 활용된 외교 중심 공간으로 일제에 의해 헐렸다가 100여년만인 올해 재건됐다. (연합뉴스)
고종의 대한제국이 외교사절을 맞던 돈덕전이 26일부터 국민에 공개된다. 프랑스풍으로 설계된 이국적인 건물과 수려하게 정비된 내부 전시실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정식 개관을 하루 앞두고 25일 오전 덕수궁 돈덕전이 언론에 공개됐다. 프랑스식으로 건축된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을 국제적으로 기념하는 행사인 ‘칭경예식’에 맞춰 1902~1903년에 걸쳐 지은 건축물이다.

돈덕전은 대한제국 외교사절을 접견하고, 해외 공사를 대상으로 연회를 베풀고, 국빈급 외국인의 숙소로 제공되는 등의 ‘교류’ 역할을 수행했다. 때문에 그 존재 자체가 서양 열강과 대등한 근대 국가로서의 면모와 주권 수호 의지를 내세우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일제강점기이던 1921~1926년 사이 헐렸지만, 2015년부터 문화재청이 복원 정비사업 계획을 세워 재건에 나섰다. 2017년 발굴 조사, 2018년 설계를 마쳤고 2019년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돈덕전은 덕수궁 내 영국식 건물인 석조전의 오른쪽으로 난 완만한 언덕길을 오르면 만나볼 수 있다.

이날 돈덕전 설명에 나선 박상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학예연구사는 “독립을 지키려던 당시 대한제국의 가장 큰 숙제는 외국 문물을 빨리 습득하고 외국에 나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었다”면서 “(돈덕전과 상설전시실을 통해) 처절하리만큼 노력했던 당대 외교관들의 삶은 물론이고, 서울에 주재하던 외국 외교관들과의 교류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제국 외교 한눈에… 공들인 상설전시
개관 첫날만 볼 수 있는 진관사 태극기 ‘원본’
▲25일 오전 돈덕전 언론공개회에서 공개된 상설전시관 모습 (박꽃 기자 pgot@)
돈덕전 내부공간의 95% 가량을 차지하는 건 대한제국의 외교 역사를 보여주는 상설 전시실이다. 1976년 일본과 최초의 근대 국제법적 조약을 체결한 뒤 1882년 미국, 1902년 덴마크 등 12개 나라와 맺은 외교관계를 정성스럽게 조명한다.

2층 계단을 오르면 디지털 액자에 복원된 대한제국 대신 민영환, 미국 선교사 호머 헐버트, 미국 공사 출신 윌리엄 샌즈 등 당대의 주목할 만한 3인의 얼굴이 미묘하게 움직이는 형태로 벽면에 전시된 모습을 볼 수 있다.

1888년 1월 초대 주미공사로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주미공사 박정양의 이야기는 특히 흥미롭다. 박 학예연구사는 “박정양이 미국에 가자 청나라가 (자신들을 배제한) 독자 외교라고 펄펄 뛰었다”면서 “미국에 도착하면 청나라 공사에 신고하고 그들을 따라다니라고 했지만 박정양은 약 1년 동안 대차게 독립 국가로서의 외교를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25일 오전 돈덕전 언론공개회에서 공개된 진관사 태극기 원본 앞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박꽃 기자 pgot@)

개관 첫날인 26일에만 볼 수 있는 진관사 태극기 ‘원본’도 주목할 만하다.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먹으로 덧칠한 것으로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을 하던 이들이 진관사에 숨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27일부터는 원본을 진관사로 돌려보내고 복사본을 전시할 예정이다.

박 학예연구사는 “당시 이 태극기를 보자기로 사용해 그 안에서 ‘독립신문’ 등의 문건 19종이 발견됐다”면서 “진관사에서는 종교적 성물처럼 생각하는 태극기인 만큼 일부 기간만 대여해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돈덕전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최응천 문화재청장, 주한미국 대사를 포함한 각국 대사등 90여 명이 참석하는 개관 기념식 이후 26일부터 일반에 공개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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