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업계, 美 상무부장관에 “FEOC 불확실성 해소” 요청

입력 2023-09-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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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 방한
국내 배터리 업체 경영진 초청 간담회 개최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이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미 첨단산업 기술협력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이 방한 기간 국내 주요 이차전지 기업의 경영진들을 비공개로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업계는 이번 회동에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사실상 거래 금지 대상이 될 ‘해외 우려 기업(FEOC)’의 개념을 명확히 함으로써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해달라고 요구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주요 배터리 셀·소재 업체의 경영진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와 포스코퓨처엠, SK아이이테크놀로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소재·부품 기업의 부사장급 임원들이 참석했다.

기업인들은 공통으로 FEOC의 개념을 조속히 구체화해 대규모 투자 등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해소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FEOC의 범위를 정할 때 공급망의 복잡함과 세계적 상호 의존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쓸 수 없다. 미 재무부는 FEOC 관련 세부 지침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IRA는 FEOC를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의 소유·통제에 있는 기업으로 정의한 인프라법 규정을 원용한다. 해석하기에 따라 사실상 모든 중국 기업이 포함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핵심 광물을 배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IRA를 우회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국 기업과 핵심광물 조달·제련 분야에서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중국과 협력하려는 한국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양국 기업 간의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가 잇따랐다. 향후 미국이 엄격한 잣대로 FEOC 최종 규정을 내놓을 때 조 단위 투자가 예정된 프로젝트들이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6월 한국 정부도 미국 정부에 FEOC의 정의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투자의 불확실성을 피하고자 중국의 어떤 기업이 FEOC에 포함되는지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다.

정부는 미국 정부에 낸 의견서에서 “핵심광물 채굴부터 셀 제조까지 배터리 공급망 내 특유의 복잡함과 글로벌 상호의존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며 “FEOC 규정을 만들 때 배터리 공급망의 복잡함을 충분히 고려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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