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70년 만에 은퇴…승계는 장남에게

입력 2023-09-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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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때 소규모 언론사 물려받아
92세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영국과 미국 언론계로 세력 넓혀
은퇴 이후 회사 최대주주로 남아

▲루퍼트 머독(오른쪽) 뉴스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가 2015년 4월 '타임 100' 갈라 행사에 장남 라클런과 함께 참석한 모습. 뉴욕/AP뉴시스

미국의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92)이 70년 만에 장남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독은 미디어 기업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과 폭스코퍼레이션의 회장직에서 11월부로 사임한다. 그가 처음 언론계에 발을 들인지 70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머독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매일 뉴스와 아이디어에 몰두하는 삶을 보냈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다른 역할을 맡을 때가 됐다. 나처럼 우리 회사도 건전한 상태. 매일 아이디어 경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퇴임 후 두 회사의 명예회장직을 맡는다. 머독에 이어 그의 장남인 라클런(52)이 뉴스코프와 폭스코퍼레이션 단독 회장을 맡는다.

호주에서 태어난 머독은 22세 때 부친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호주 소규모 언론사를 물려받았다. 이후 영국과 미국 언론계에 진출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37세 때 영국으로 진출, 뉴스 오브 더 월드‘와 ’선‘ 등 타블로이드지를 인수해 선정적인 가십과 연예계 뉴스로 매출을 키웠다. 이후 미국에 진출해 뉴욕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WS), 런던타임스 등을 인수하며 언론계 거물로 등극했다.

1980년대에는 20세기 폭스사까지 인수해 미디어 제국의 수장이 주류 언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소유 언론사를 통해 막후에서 호주와 영국ㆍ미국 정치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태양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최근 고령으로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은퇴를 전망하는 시각이 이어졌다. 올해 4월에는 2020년 미국 대선 투표기를 제작한 도미니언에 잘못된 보도의 대가로 7억8750만 달러(약 1조556억 원)를 배상하고 법정 화해를 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언론사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 중 최고 합의금이었다. 이로 인해 회사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도 커진 바 있다.

사생활도 화려해 네 차례나 결혼했다. 지난해 6월 네 번째 부인 제리 홀(66)과 결혼 6년 만에 이혼했고, 올해 3월 목사ㆍ모델 출신 레슬리 스미스(66)와 결혼을 발표했다가 종교적 이유로 2주 만에 파혼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지만, 머독은 계속해서 회사의 주요 주주로 남는다. 머독과 그의 일가는 뉴스코프의 지분 40%를, 폭스코퍼레이션의 44% 지분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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