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리미엄 미니밴의 정수…토요타 ‘알파드’

입력 2023-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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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의전용 차량으로 쓰여…정숙성, 편안함 담아
2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 비즈니스 좌석 닮아
뒷좌석 승객의 최상의 편안함을 원한다면 선택지

▲'프리미엄 미니밴' 토요타 알파드. (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요)

“쾌적한 이동의 행복”

토요타가 알파드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다. 일본에서 ‘의전용 차량’으로 쓰일 정도로 쇼퍼드리븐 자동차(운전자보다 승객의 편의 및 안전을 최우선으로 제작된 자동차)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온 차다.

일본 내수 시장에서 연간 10만 대나 판매되는 모델이지만 3세대까지는 국내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의전용 다목적차량(MPV)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구매하거나 카니발, 스타리아 등을 개조하는 등 제한적인 선택지만이 존재했다.

‘프리미엄 미니밴’을 지향하는 만큼 신형 알파드에는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적용됐다. 세단 위주의 ‘사장님 차’를 알파드가 대체할 수 있을지, 토요타 알파드를 직접 시승했다.

‘일본 車’스러운 원박스 미니밴…실내는 ‘비즈니스석’

▲알파드의 측면 디자인. 무난한 원박스 미니밴 디자인에 날렵한 측면 바디라인이 인상적이다. (이민재 기자 2mj@)

외관은 박스카를 길게 늘린 듯한 모습이다. 무난한 ‘원박스 미니밴’의 형태를 갖추면서도 전면부의 거대한 그릴을 통해 강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측면 바디라인에는 날렵하면서도 뒤로 갈수록 쭉 떨어지는 선형 디자인을 적용해 세련된 느낌을 더한다.

후면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날개처럼 양쪽으로 뻗어있는 테일 램프다. 최근 대부분 자동차의 헤드 램프, 테일 램프가 얇아지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꺼운 테일 램프만으로도 충분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알파드 1열 디자인. 무난하면서도 깔끔한 토요타 특유의 디자인이 반영됐다. (이민재 기자 2mj@)

내부 인테리어는 단순함으로 실용성을 갖추면서도 운전자의 손이 닿는 모든 곳의 마감처리가 매우 뛰어나 고급스러운 인상이 강하다. 차체에 걸맞게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운전자에게 시원한 느낌을 준다.

운전 중 자주 사용하는 버튼은 물리버튼으로 배치하면서도 디스플레이 내에 일부 버튼을 포함해 깔끔함을 더했다. 룸미러는 후방 카메라를 활용한 영상을 비추는 ‘전자식 룸미러’가 적용됐다. 어둡거나 흐린 날씨에 일반 룸미러보다 뛰어난 시야를 제공한다.

▲알파드 2열에 탑재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 기본적인 리클라이닝, 틸팅을 포함해 차량의 편의사양을 조작할 수 있는 컨트롤러를 갖추고 있다. 사진은 내장된 테이블을 펼친 모습. 테이블 크기는 다소 작다. (이민재 기자 2mj@)

알파드의 백미는 후열 좌석, 특히 2열 좌석이다. 2열 시트에는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연상케하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가 적용돼 알파드가 ‘의전용 차량’이라는 점을 확실히 한다. 다리 받침대는 물론 내장 테이블, 공기압을 활용한 지압 기능, 열선 및 통풍 등 여러 기능을 탑재해 탑승자의 편안한 이동을 돕는다.

3열석도 일반적인 3열 대형 MPV에 비해 넓게 마련돼 장거리 이동 시에도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리클라이닝, 암레스트 등이 기본으로 탑재돼 착좌감도 개선했다. 다만 뒷좌석을 전체적으로 넓게 배치해 짐을 실을 수 있는 트렁크 공간이 거의 없다. 짐을 적재하기 위해서는 3열을 접어야 하는 만큼 짐을 싣고 뒷좌석 5자리를 모두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알파드의 적재 공간, 3열석을 이동하지 않으면 적재 용량이 매우 부족하다. (이민재 기자 2mj@)

비슷한 MPV 모델인 기아 카니발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차량의 크기는 카니발보다 조금 높고, 길이(전장)와 폭(전폭) 모두 카니발보다 조금 작다. 도로가 좁은 일본에서 개발된 만큼 MPV임에도 과하게 크지 않은 차체를 갖췄다.

추상적인 ‘오모테나시’, 2열 좌석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를 최대한 눕힌 모습. 항공기 비즈니스석이 연상된다. (이민재 기자 2mj@)

토요타는 탑승객들이 느끼는 편안한 기분을 ‘오모테나시(극진한 환대)’라고 표현한다. 차량에서의 경험이 극진한 환대를 받는 것처럼 편안하길 바란다는 의미다.

의전용 차량으로 만들어진 만큼 2열 좌석에 탑승 시 승차감에 집중했다.

2열 좌석인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편하다’는 기분이다. 탑승자와 직접 접촉하는 만큼 부드러운 질감의 나파 천연가죽을 적용해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진다. 또한 시트가 딱딱하거나 과하게 무르다는 느낌 없이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며 등받이와 암레스트에도 저반발 메모리 폼 소재가 적용돼 주행 시에도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운전자 등 1열 탑승자에게 요구하지 않고도 차량 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암레스트에 배치된 스마트폰 형태의 컨트롤러를 통해 시트 포지션을 조정하거나 선셰이드 개폐, 선루프 개폐, 안마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1열 좌석 사이에는 220볼트(V) 충전 구멍이 있어 충전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HDMI 포트와 천장의 모니터가 연결돼 노트북 화면 등을 차량 모니터에서도 볼 수 있었다.

▲천장에 위치한 대형 센터 콘솔. 독서등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요)

또한 천장에 위치한 대형 센터 콘솔을 통해 램프, 앰비어트 라이트 등을 조작할 수 있으며 독서등도 활용할 수 있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를 포함해 좌우 좌석의 기능을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대형 MPV임에도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차인만큼 일반 가솔린·디젤에 비해 소음이 적은 것이 당연하지만 뒷좌석에서는 ‘소음이 불쾌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이 아예 없을 정도로 정숙했다.

▲알파드 주행 장면 정면 모습. 의전용 차로 만들어진 만큼 동력 자체가 폭발적이지는 않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요)

의전용 차로 만들어진 만큼 운전대를 잡으면 알파드의 매력이 100% 느껴지지는 않는다.

공차중량이 2330kg에 달하지만 총출력은 250마력(ps) 수준으로, 가속 시 자동차가 빠르게 치고나간다는 느낌은 다소 덜하다. 대신 묵직하게 속도를 주욱 밀어올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동력 자체가 약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소음진동을 줄이기 위해 차체 강성을 높이며 롤링(차가 좌우로 흔들리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연속된 커브길을 빠르게 치고나갈 수는 없지만 안정적으로 큰 충격 없이 주행하기에 적합하다. ‘의전용 차’로 만들어진 점을 고려하면 알파드가 폭발적 동력 성능을 갖추지 못했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쇼퍼 드리븐’의 정수 보여준다

▲알파드 측면 도어가 열리는 모습. 파워리프트가 적용돼 사람이 끝까지 문을 열고 닫지 않아도 된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요)

‘의전용 차는 세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알파드는 이 고정관념을 깨기 충분한 차다. 일반적인 차에서 느끼기 힘든 편안함을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를 통해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 관계자에 따르면 알파드의 국내 사전 계약 고객의 80%가 법인 고객일 정도로 의전이 필요한 고객들은 이미 알파드를 선택하고 있다.

비슷한 급의 의전용 MPV로는 경쟁 모델이 없지만, 대형 SUV인 기아 EV9이 전기차로서 운전자의 즐거움에도 초점을 맞췄다면 알파드는 더욱 뒷좌석 탑승객을 배려한 ‘쇼퍼 드리븐’의 정수를 보여준다.

의전이 필요하다면, 사랑하는 가족의 편안한 이동을 원한다면 알파드는 분명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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