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기운 차려 다른 모습으로 싸워야”...이재명 만나 단식 중단 설득

입력 2023-09-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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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빨리 기운을 차려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하다”며 단식 중단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이 대표를 문병했다. 그는 “(이 대표) 마음에 충분히 공감하고, 같은 마음이지만,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고 위로하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국면이 달라지기도 한다. 빨리 기운을 차려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제언했다.

다만 이 대표는 ‘링거랑 수액만 맞고 복귀는 여전히 생각 안 하신다면서요’라는 문 전 대통령의 말에 웃으며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에게 “(윤석열 정부는)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재차 이 대표에게 “위로도 하지만 이 대표 단식을 만류하고 싶고, 솔직히 이제는 혼자의 몸이 아니지 않으냐”며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그걸 늘 생각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내각 총사퇴, 국정 전면 쇄신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해 이틀 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단식 20일째인 이날까지 병상에서 단식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무기한 단식 중 출구전략을 고심 중인 민주당에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9·19평양공동선언 행사를 위해 상경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 중단을 설득하는 것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당에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 문제이기 때문에 당론으로 모으는 건 관행에 맞지 않는다”며 “그 자체로 당내 불화가 발생할 수 있어 논의를 통해 당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으로 진행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부결론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대표 단식이 20일째에 접어든 데다 병원 이송과 동시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격앙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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