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빚 더미' 경고음에…서금원, 뒤늦게 청년금융실태조사 나섰다

입력 2023-09-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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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서초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홀에서 열린 청년정책 점검회의에서 청년들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금원 "기존 참고 실태 조사 없어 올해 첫 진행
1년 주기로 청년금융 실태 정기적 조사 예정"
전문가 “정부조직·민간 파트너십 기반 체계적 연구 필요"

청년도약계좌, 청년희망적금 등 청년의 자산형성 지원 사업을 이행 중인 서민금융진흥원이 금융취약계층 청년에 대한 현실 분석에 나섰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정책 개발의 기본단계인 실태 조사가 이제야 이뤄지는 것은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많은 지표를 통해 청년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구원들이 개별적으로 청년정책 연구를 해왔지만, 이렇다 할 컨트롤타워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이달 ‘청년금융실태조사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금융취약계층 청년이 겪고 있는 금융, 취업, 주거 등 실태와 금융취약 발생 사유를 파악해 청년들의 금융 상황 전반을 조사, 분석하기 위함이다.

청년층의 신용평점과 추정소득, 대출·신용카드 활용, 소비지출행태, 부채 및 연체 현황 등 신용평가사(CB)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해 청년금융 현황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초 정도에 연구 결과가 나오면 청년도약계좌 등 청년자산형성 지원제도를 개선하거나 개발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전망이다.

서금원이 이같이 연구용역에 나선 건 청년도약계좌와 같은 금융정책의 개선과 개발에 참고할 만한 기존 자료가 없어서다. 서금원 관계자는 “청년의 소비지출행태나 부채 문제 등 청년 금융을 자세히 살핀 실태조사가 없었다”며 “범위를 좁혀 ‘청년 금융’에 집중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연구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청년도약계좌 정책 시행 이후에야 이뤄졌다는 점이다. 자산형성 지원제도 설계의 기본이 되는 기초자료가 제도 시행 후에 시작되면서 “순서가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이미 햇살론유스 대위변제율, 신용대출 연체율 등 다양한 지표로 청년들의 빚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라는 점에서 실태 파악이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복지정책 5대 과제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성국 의원실이 받은 19개 국내은행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20대 청년층의 연체율은 1.4%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0.7%에서 두 배로 급등한 수치로, 전 연령대에서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금원 관계자는 “2021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가 낮아 시장에서 청년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 어려웠다”며 “청년희망적금으로 자산형성지원 제도를 본격 시행하고 관련 연구 필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서금원은 해당 청년금융실태조사를 앞으로 1년 주기 등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청년금융정책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을 위한 금융정책의 필요성과 과제’ 연구보고서에서 “청년금융정책은 정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며 “청년 금융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정부와 민간 파트너십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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