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고금리에 2분기 이자만 166조원…사상 최대

입력 2023-09-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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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자부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2배 증가
디폴트 건수 50% 급증, 3년 만에 가장 많아
무디스 “내년 중반 디폴트율 10~15%까지 오를 수 있어”

▲글로벌 기업의 이자 비용 증가율(꺾은선 그래프). 단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20%. 이자 비용(막대 그래프). 단위 억 달러. 2분기 1250억 달러.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치솟는 물가를 잠재우기 위해 세계 각국이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업을 제외한 전 세계 7689개사를 대상으로 부채 상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2분기에 낸 이자만 1250억 달러(약 166조 원)로 사상 최대치였다고 12일 보도했다. 이자 지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특히 최근 5분기 동안 이자 비용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이 과거 저금리를 배경으로 유이자부채를 급속도로 늘렸다가 고금리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이자 폭탄을 맞게 됐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기업들이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유이자부채 잔액은 2분기 총 12조7581억 달러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의 6조6000억 달러에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수석연구원은 닛케이에 “기업 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경제의 약점은 가계가 아닌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연히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도 증가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분기 전 세계 디폴트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48건으로 집계돼 3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향후 글로벌 기업들의 디폴트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신용등급 평가 대상 기업들이 2024~2026년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7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 그중 24%는 저신용평가 기업이다. 무디스는 “최악의 경우 내년 중반쯤 디폴트율이 10~1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타무라 토시오 히토츠바시대 교수는 “저금리 덕분에 적은 이익으로도 이자 지급을 감당해 온 ‘숨은 좀비 기업’들의 재무 악화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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