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 이상 수입차 비율 30% 육박…통계 작성 이후 최대

입력 2023-09-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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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누적치 기준 전체의 28.8%
2019년 1억 원 이상 비율 12%
코로나19 팬데믹 거치며 폭증
토요타ㆍVW보다 포르쉐 더 팔려

▲수입차 시장에서 1억 원을 넘어선 고가 모델의 판매 비중이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대치인 28.9%를 기록했다. 실제로 8월 누적기준, 독일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시장 점유율(4.7%)은 대표적인 대중차 브랜드인 독일 폭스바겐(3.3%)과 일본 토요타(3.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사진제공=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

수입차 시장에서 1억 원이 넘는 고가 모델 판매 비중이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산 고급차 브랜드의 내수 판매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과 차별화된 시장을 겨냥한 수입차의 마케팅 전략, 산업 수요 등이 맞물린 결과다.

12일 자동차 업계와 한국수입차협회(KAIDA) 통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KAIDA에 등록된 수입차는 총 17만5177대. 이 가운데 1억 원을 초과한 고가 모델의 판매는 5만345대로 전체의 28.8%에 달했다. KAIDA의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1987년 1월, 정부는 주요 선진국의 통상 압력을 고려해 수입차 시장의 점진적 개방을 추진했다. 다만 시행 초기, 국산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0cc 이상의 대형차(당시 기준)를 먼저 개방했다. 차 가격의 50%에 달하는 관세와 이에 따른 취득세도 1989년까지 3년 동안 유지하기로 했다.

2000년대 초, 수입차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서 일본차를 비롯해 푸조ㆍ시트로엥 등 유럽 대중차가 진출했고, 이들은 국산차와 경쟁 구도를 갖췄다.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한 2015년 이후다. 국산차의 고급화 및 대형화로 인해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게 되자 해당 업계는 국산 고급차와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제네시스와 맞경쟁을 피해 차별화된 고가의 모델을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이 재편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19년 전체 수입차 판매(24만4780대) 가운데 1억 원 이상의 고가 모델(2만8998대) 비중은 11.9% 수준이었다. 10%에 못 미쳤던 이들이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 시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에는 전체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에 진입한 가운데 이들의 비중은 15.7%로 상승했다.

당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공급 부족과 생산 중단 등의 여파를 받았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1대를 만들어도 이윤이 높은 SUV와 고급차 등 고부가가치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수입차 시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15%대였던 1억 원 이상 고가 수입차 비중은 2021년 23.6%까지 치솟았다. 2022년에도 25.4%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해 8월까지 전체 수입차 판매(17만5177대)의 28.7% 수준인 5만345대가 1억 원 이상 고가 모델이었다.

이처럼 값비싼 수입차가 많이 팔리는 배경에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특성이 존재한다. 자동차가 여전히 성공과 부를 상징하는 사회 분위기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수입차 시장은 대표적인 대중차 브랜드인 일본 토요타보다 독일 포르쉐가 더 많이 팔리는 독특한 시장”이라며 “일본에서는 BMW그룹의 미니(MINI)와 폭스바겐 골프 등 소형차가 인기인데 반해 한국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1위를 놓고 경쟁한다. 사실상 고급차 중심의 자동차 시장”이라고 말했다.

▲일본 수입차 시장에서는 유럽 브랜드의 작은차가 인기다. BMW그룹 산하의 소형차 브랜드인 MINI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폭스바겐 골프 등이 판매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MINI. (사진제공=MIN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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