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융 전 알리바바 CEO, 두 달 만에 클라우드 사업부서도 사임

입력 2023-09-1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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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그룹 CEO·회장직 내려 놓고 클라우드 집중
구체적 이유 없이 사임 발표
회사서 완전히 떠난 것은 아냐…알리바바 첫 ‘명예’ 칭호
10억 달러 규모 기술 펀드 운용하기로

▲장융 전 알리바바 회장이 2020년 11월 23일 중국 우전에서 열린 세계인터넷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우전(중국)/로이터연합뉴스
알리바바그룹의 최고경영자(CEO)와 회장직을 내려놓고 클라우드 사업에 매진하기로 했던 장융(대니얼 장)이 두 달 만에 돌연 사임했다.

1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사내 서한을 통해 “장 전 CEO가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떠나기로 했다”며 “이사회는 16년간 알리바바그룹에 기여한 그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융밍(에디 우) 그룹 CEO가 그의 뒤를 이어 클라우드 부문의 회장 겸 CEO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 알리바바는 사업체를 6개로 분할하는 대규모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중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반독점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은 후였다. 당시 알리바바는 성명에서 “외부 자금조달과 상장 능력을 보유한 6개 사업체로 분할한다”며 “주주가치를 창출하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은 크게 △인공지능(AI) 개발을 포함한 클라우드인텔리전스 그룹 △타오바오와 티몰을 포함한 온라인쇼핑 그룹 △알리바바 음식배달 서비스를 포함한 지역서비스 그룹 △물류 서비스 그룹 △글로벌 전자상거래 그룹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등으로 나뉘었다.

특히 주목받은 게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6개 회사 모두 그룹 본사와 별개로 경영진과 이사회를 두기로 했지만, 클라우드만큼은 장 전 CEO가 병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 전 CEO는 6월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그룹 CEO와 회장 자리마저 내놓았다. 당시 그는 사내 서한에서 “클라우드 사업 분사는 기업의 상승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여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타오바오·티몰을 맡고 있던 우융밍이 그룹 전체 CEO를, 차이충신(조지프 차이) 그룹 부회장이 회장 직책을 나눠 갖게 됐다.

클라우드 사업에 전념할 것으로 보였던 장 전 CEO가 물러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룹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다. 알리바바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에게 ‘명예’라는 칭호를 달기로 했다. 차이 회장은 “장 전 CEO는 자신의 전문 지식을 다른 방식으로 제공함으로써 계속 알리바바에 기여할 것”이라며 “그는 알리바바의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 기술 펀드를 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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